상반기 취업자 60만명선 증가 했지만… 대부분 돈벌이 변변찮은 일자리

입력 2014-06-30 02:07
올해 상반기 취업자 증가 수가 6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02년 상반기 73만4000명이 증가한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다. 그러나 대부분 돈벌이가 변변찮은 일자리 중심으로 늘어났다. 하반기 이후에도 경기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고용의 질 저하로 인한 빈부격차 해소 문제가 향후 경제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등 주요 경제연구소와 고용 관련 기관은 29일 올해 상반기 취업자 증가 수가 60만∼6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하반기에 다소 줄어 올해 47만∼55만명 정도 취업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전망치 45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대책에 힘입어 고용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준엽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정년연장 법제화,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 등으로 중장년층과 여성 중심으로 신규 취업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다. 올해 1분기 신규 취업자(72만9000명) 중 대부분은 도·소매업(15만9000명), 숙박·음식점업(14만4000명), 보건·사회복지서비스(11만7000명) 등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에 들어갔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업종인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은 오히려 1만3000명 줄었고, 전기·운수·통신·금융업은 겨우 5만6000명 증가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상반기에는 지방선거 등에 따른 일용직 노동자 증가 등 일시적 측면도 있었다”며 “제조업과 수출이 경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작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서비스를 중심으로 고용이 이뤄지다 보니 임금이 낮은 일자리가 많이 창출됐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도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기업과 같은 좋은 일자리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용의 질이 악화되면서 소득불균형은 보다 심해졌다. 2012∼2014년 정규직 평균 월급은 연 3.0% 정도 증가했지만, 비정규직의 경우 0.9%에 그쳤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평균 월급 차이도 2012년 102만2000원에서 올해 114만2000원으로 벌어졌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