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콜롬비아를 구원한 ‘새로운 피베’(Pibe·소년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제임스 로드리게스(23)가 세계 축구의 ‘신성(新星)’으로 떠올랐다.
로드리게스는 2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두 골을 몰아넣었다. 콜롬비아는 로드리게스를 앞세워 ‘핵이빨’ 루이스 수아레스가 빠진 우루과이를 2대 0으로 완파하고 월드컵 사상 첫 8강 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로드리게스는 전반 28분 가슴 트래핑에 이은 왼발 터닝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어 후반 5분에는 동료의 헤딩 패스를 상대 문전 중앙에서 깔끔하게 밀어 넣어 추가골을 장식했다.
로드리게스는 개인적으로도 5골을 기록해 4골의 네이마르(브라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토마스 뮐러(독일)를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로드리게스는 ‘새로운 피베’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피베는 1980∼90년대 콜롬비아 축구를 대표했던 ‘사자머리’ 카를로스 발데라마의 닉네임이다. 발데라마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타라는 의미다.
사실 브라질월드컵 이전 콜롬비아의 주전 스트라이커는 ‘인간계 최강’ 라다멜 팔카오였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화끈한 공격력을 통해 부상으로 빠진 팔카오의 이름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로드리게스의 등번호는 스타플레이어의 상징인 10번이다. 네이마르, 메시, 프랑스의 카림 벤제마 등 10번을 단 세계적인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실제 로드리게스는 자국 감독은 물론 적장으로부터도 극찬을 받고 있다. 오스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은 “로드리게스는 자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재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콜롬비아의 호세 페케르만 감독도 “로드리게스는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모든 것을 가진 기술적인 선수”라며 “이 대회가 그의 월드컵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극찬했다. 로드리게스가 오는 5일 맞설 다음 상대는 개최국이자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로드리게스… ‘새로운 피베’ 의 탄생
입력 2014-06-30 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