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업의 ‘희망 찾아주기’… KT&G 사내 ‘기부청원제’ 장애인 가정 등에 빛으로

입력 2014-06-30 02:44
KT&G가 운영하고 있는 기부청원제 사내 전산망에 지난 3월 김형희 과장이 지체장애인 황모씨(53·여) 가족의 사연을 올리자 2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추천 댓글을 달았다. KT&G 제공

정신지체를 가진 두 아들의 엄마인 지체장애인 황모(53·여)씨는 KT&G의 기부청원제 덕분에 새집이 생겼다. 황씨 가족은 기초생활수급금으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최근 땅값이 오르면서 땅을 팔기 위해 집주인 자식들이 나가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황씨는 지난해 2월 연탄불을 갈다가 넘어져 큰 화상을 입었다. 황씨는 손가락을 절단하는 등 몇 차례 피부이식과 고통스러운 수술을 받았고, 이후 치료비로 인해 황씨 가족은 더욱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

이때 KT&G 전남본부 장성지점 김형희 과장이 황씨 소식을 전해 듣고 사내 ‘기부청원제’ 전산망에 황씨의 사연을 알렸다. KT&G 직원들은 3일 만에 200개 이상의 댓글을 다는 등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KT&G는 1000만원을 지급키로 결정했고 이웃 교회와 봉사단체의 후원이 더해져 조만간 황씨 가족은 새집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KT&G는 지난해 3월부터 ‘기부청원제’를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어려운 이웃의 사연을 사내전산망에 올리고 이를 추천하는 댓글 수가 200개 이상일 경우 심사를 통해 청원 내용을 채택하는 기부제도다. 기부청원제의 재원 마련에는 KT&G의 상상펀드가 활용된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매월 급여에서 일정금액을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기금으로 적립한다. 임직원 봉사활동 1시간은 1만원으로 환산돼 회사가 추가로 기부한다. KT&G는 지난해 3월 ‘기부청원제’를 도입한 이후 모두 15명에게 치료비 또는 생계비 등을 지원했다.

KT&G 지효석 사회공헌부장은 29일 “KT&G는 지역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과 사회의 상생문화 조성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