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김무성, 당·청 관계 엇갈린 시각

입력 2014-06-28 03:51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7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경북도당 위원장 취임식에 참석,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가운데)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미래로 포럼’ 발대식에 참석, 강연하기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당권 주자인 김무성·서청원 의원이 이번엔 당·청 관계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견제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 ‘미래로 포럼’ 발족식에 참석해 “박근혜정부가 독선에 빠진 권력이라 규정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그런 기미가 나타났다”고 작심한 듯 각을 세웠다. “권력서열 2∼9위가 모두 PK(부산·경남) 출신이라는 게 말이 되나. 인사 탕평책을 썼어야 하는데 여기에 부족함이 많았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또 “집권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제대로 만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느냐”면서 “당이 여론을 가감 없이 전할 의무가 있는데 그 기능을 스스로 포기한 것 같다”고 당 지도부도 겨냥했다. 이어 “소위 친박(친박근혜) 실세라는 사람들이 내가 당 대표가 되면 3개월 안에 끄집어내리겠다고 한단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서 의원은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당원 행사에서 “나는 정치적 울타리만 하면 좋겠는데 누가 박 대통령을 구할 것이냐는 고민 끝에 (당 대표 경선에) 나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 지지율이 세월호 사고 전엔 70%였는데 지금 40%대로 급락했다. 정국이 얼어붙어 있어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두 의원은 28일 당원들이 참여하는 ‘유명산 등산모임’을 두고도 상대 후보가 조직을 동원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는 등 신경전을 이어갔다. 서 의원 캠프는 보도자료를 내고 “김 후보 측의 핵심 인사가 서 후보 측의 강제 동원을 거론하며 전형적인 줄세우기라고 비방했다고 한다”면서 “흑색선전을 퍼뜨리는 현실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의원 캠프는 즉각 “우리는 등산모임의 배후에 서 의원 측이 관련돼 있다는 제보를 입수하거나 비판한 적이 결코 없다”고 반박했다.

두 의원의 공방이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와중에 전대 현장 투표에 참여하는 청년선거인단(만 19세 이상 40세 미만) 신청자도 3만5000여명에 달해 역대 가장 높은 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