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축구 스타들이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청소년들의 ‘희망 멘토’로 나섰다.
법무부는 보호관찰 대상인 14∼18세 청소년 285명을 대상으로 ‘축구 전(前) 국가대표와 함께하는 축구 힐링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오는 11월 말까지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10개 보호관찰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2만명 정도의 청소년들로부터 사전 신청을 받아 참가자를 뽑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비교적 경미한 범죄로 생활지도와 교육을 받는 보호관찰 청소년들에게 긍정적 심성을 북돋아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국축구국가대표선수협회 소속 회원 30여명이 재능을 기부키로 했다. 이 협회는 김성남 전 FC서울 2군 감독을 대표로 지난 1월 출범했으며, 국민생활체육회의 ‘소외계층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생활체육 지원 사업’ 지정단체이기도 하다. 프로그램 진행 예산도 국민생활체육회에서 지원한다. 김 대표는 “국민들에게 받은 관심과 사랑을 은퇴한 뒤 돌려 드리는 차원에서 협회의 첫 사업을 보호관찰 아이들과 함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때 국가대표 주장을 지낸 정용환 부산외대 스포츠학과 강사와 황영우 광주남초등학교 축구부 감독, 김시석 인천대 축구부 감독, 윤상철 전 경신고 감독 등이 관찰소별로 주 1회 강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여자 축구대표 출신 3명도 코치로 참여한다.
이들은 축구를 통한 신체 활동뿐 아니라 축구선수로서의 경험담, 어려웠던 과거를 이겨낸 사례 등을 전하며 심성 순화 멘토링도 할 것이라고 법무부는 전했다. 오는 9월에는 1박2일 일정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전체 멘토와 청소년들이 한데 모여 축구 대회를 여는 방안도 계획돼 있다.
서울동부보호관찰소 청소년들을 지도하게 된 윤상철 전 감독은 “아이들이 처음에는 서로 서먹해 하고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렸지만 함께 뛰다 보니 마음을 열고 동료애도 느끼는 것 같았다”며 “이 아이들도 똑같은 시선 속에서 자연스럽게 운동하다보면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날 금융감독원과 ‘소년원학생 및 보호관찰 청소년의 실용경제금융교육’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법무부는 금감원에서 전문 강사를 지원받아 금융과 의사결정, 수입·지출 관리, 저축과 투자, 신용과 부채 관리, 위험 관리와 보험 등 주제별로 4시간씩 사례 중심의 강의를 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강의 대상 청소년들에게 금융회사 견학 등 현장체험 기회도 제공할 방침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정용환·황영우 등 축구 前 국가대표 30여명 보호관찰 청소년 ‘멘토’로 재능기부
입력 2014-06-28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