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내시경 검사때 고도비만 함께 치료

입력 2014-06-30 02:01 수정 2014-06-30 09:13
비에비스나무병원 홍성수 병원장이 한 고도비만 환자의 위장 내벽에 위내시경을 이용해 보톡스를 주사하고 있다. 비에비스나무병원

위내시경 검사를 할 때 위장 내벽 근육에 신경독소 ‘보툴리눔’(보톡스)을 주사해 체중을 조절하는 신기술이 국내에 도입됐다.

소화기병 전문 비에비스나무병원 홍성수 병원장은 “위장 내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하는 비만치료법을 고도비만 환자 6명에게 시술, 한 달 만에 평균 3.7㎏의 체중감량 효과를 얻어 대한비만학회에 보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위장 내 보톡스 주사는 위에서 십이지장 쪽으로 음식이 내려가는 것을 조절하는 유문고리(pylonic ring)의 힘을 약화시켜 체중조절 효과를 얻는 치료법이다. 처음엔 당뇨 합병증으로 위 마비가 온 환자의 소화를 도울 목적으로 사용됐으나 점차 비만환자까지 시술대상이 확대됐다. 비만한 당뇨환자에서 뜻하지 않았던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난 까닭이다.

시술은 수면 유도 하에 위내시경을 위장 속에 삽입하고 위장 내벽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시술 시간은 약 20분 정도이고, 시술 후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보톡스는 근육을 위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위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상대적으로 위장 근육이 덜 움직여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 결과 음식을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위장 안에 음식이 들어있는 동안 공복감도 줄어 음식물 섭취량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다. 단 보톡스 주사효과는 2∼3개월 정도에 그친다. 또 시술 후 일시적인 복부 불편감이나 설사 증상이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 일주일 내 좋아진다.

홍성수 병원장은 “스스로의 의지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뜻대로 안 될 경우 위내시경을 이용한 위내 보톡스 주사로 음식물을 적게 섭취하는 방법을 써봄직하다”고 말했다. 비만 극복을 위해선 아무래도 적게 먹고 많이 소비하는 것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