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관피아 낙하산 없겠지” 기대감… 거래소 감사 공모 17명 몰렸다

입력 2014-06-28 02:45

정부의 ‘관피아’ 척결 천명에 따른 기대감 때문인지 한국거래소의 상임감사위원 공모에 무려 17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대부분 교수와 법조인 등 비관료 출신이다. 유례없는 경쟁률에 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가 모두 놀라는 눈치다.

거래소는 최근 접수를 마감한 임기 2년의 상임감사위원(지난해 말 기준 연봉 1억4400만원) 공개 모집에 총 17명이 지원했다고 27일 밝혔다. 17명 가운데 1∼2명을 제외하면 모두 비관료 출신이며, 특히 교수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관료 출신을 공공기관 임원으로 선임하지 않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그간 감사직에 지원하지 않던 학계에서 많은 도전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그간 거래소 상임감사 자리에는 기획재정부 등 관료 출신이 선임되는 것이 기정사실이었다. 지난 4월 1일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자 인선이 늦어져 계속 직을 수행 중인 김성배 현 감사는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출신이다. 직전 전임자들을 살펴보더라도 김덕수 전 감사는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이었고, 임종빈 전 감사는 감사원 출신이었다. 이 때문에 거래소는 국정감사 때마다 ‘낙하산’ 문제를 단골 메뉴처럼 지적받아 왔다.

지난 3일 공고를 낸 거래소 임원추천위원회는 17명의 서류 및 면접 심사를 끝내고 최종 3명을 선정,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심의안건으로 올렸다. 3명에는 관료·정치권 출신자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운위 심사까지 마무리되면 거래소 주주총회 결의, 기재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상임감사를 임명한다. 거래소 임시 주총은 다음 달 7일 열릴 예정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