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임 결정이 내려진 다음날 곧바로 세월호 참사 현장으로 내려갔다. 지난 4월 16일 사고 발생 직후부터 자신에게 맡겨진 사고 수습 책임을 변함없이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 총리는 27일 오후 3시쯤 전남 진도군청에 마련된 범정부사고대책본부를 찾아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그동안의 사고 수습 과정을 보고받았다. 이어 진도실내체육관과 현장 상황실이 설치된 팽목항으로 달려가 아직도 혈육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과 사고 수습 작업을 지속 중인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두 달이 넘도록 시신조차 찾지 못해 얼마나 안타까운 마음이냐"며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사고 당일 밤 중국·파키스탄 순방에서 귀국하자마자 이곳을 찾은 이래 이번이 벌써 9번째 방문이다. 첫 번째 방문에서는 유족들의 거센 항의에 타고 간 승용차에서 내리지도 못하는 '불상사'를 당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4월 27일 사의를 표명한 뒤에도 시간 날 때마다 최소 보좌 인력만 대동한 채 진도를 찾았다. 이런 사이 '물세례'까지 받으며 곤욕을 치렀던 그를 이제 실종자 가족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마저 형성됐다고 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 유임 결정이 나온 직후 곧바로 진도 방문 일정을 잡았다"면서 "그동안 사고 수습에 매진하며 유가족을 위로해왔는데 이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라고 전했다. 정 총리는 전날 보좌진에게 "언론에 요란하게 알리지 말고 기존에 갔던 것처럼 조용히 다녀오자"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정홍원 유임 후폭풍] ‘세월호 수습’ 책임 변함없다
입력 2014-06-28 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