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등 재산 4031억 가압류 신청

입력 2014-06-27 03:44
정부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등 세월호 참사 관련자들에 대해 수천억원대 구상권 청구 절차에 돌입했다.

정부를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은 지난 20일 유 전 회장, 세월호 이준석 선장과 선원, 청해진해운 법인 등의 재산에 대해 4031억5000만원 규모의 가압류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유족에게 피해 보상금을 지급한 후 유 전 회장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4031억원에는 피해 보상금 외에도 수색 구조비, 보상 및 지원비, 사고 수습비용도 포함돼 있다. 향후 액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구상권 청구에 앞서 사고 책임자들의 재산을 묶어두기 위해 가압류를 신청한 것이다.

정부는 유 전 회장의 재산 가압류 신청을 내면서 유 전 회장을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소유자라고 적시했다. 가압류 신청 대상에는 이 선장과 선원 8명,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와 직원 4명의 부동산이 포함됐다. 청해진해운 법인의 부동산과 선박도 목록에 올랐다. 정부는 세월호 화물 고박업체의 항만운영본부장과 팀장의 부동산, 한국해운조합 인천지부 운항관리자 3명 등의 자동차에도 가압류를 신청했다. 유 전 회장의 장녀 섬나씨가 대표로 있는 모래알디자인 사외이사들의 부동산, 유 전 회장 계열사로 알려진 하나둘셋영농조합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배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전체 가압류 신청은 모두 13건이다.

법원은 4031억원의 구체적인 산출 근거와 사건 관계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를 특정해서 제출하라고 정부에 명령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신청 내용을 수정해 제출하면 이른 시일 내에 가압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산 보전 처분이 완료되면 각 채무자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별도의 본안 소송을 낼 예정이다. 승소 판결이 확정되면 인용 금액에 상당하는 재산을 지급받는다.

검찰은 앞서 법원으로부터 유 전 회장 일가가 실명으로 보유한 예금과 부동산 등의 재산 400억여원에 대해 추징보전명령을 받았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