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팀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는 25일(한국시간) 이탈리아와의 브라질월드컵 D조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인 조르조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어뜯어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84년의 역사를 가진 월드컵에선 수아레스처럼 엽기적인 플레이를 펼친 선수들이 가끔 있었다. 그동안 월드컵에서의 기행(奇行)들을 모아봤다.
① 마라도나 신의 손 사건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는 1986 멕시코월드컵 8강 잉글랜드전에서 공을 손으로 쳐서 선제골을 넣었다. 당시 주심이었던 튀니지 출신 알리 빈 나세르 심판은 이를 헤딩으로 판단하고 골을 선언했지만 영상 판독 결과 핸들링 반칙이었다. 이후 마라도나는 “나의 머리와 신의 손이 만든 골”이라는 역사에 남을 발언을 했다.
② 지단 박치기
프랑스 아트사커의 완성자 지네딘 지단은 2006 독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경기 도중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의 가슴을 느닷없이 머리로 들이받았다. 마테라치가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 박치기로 지단의 은퇴 경기는 레드카드로 마무리됐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도 포르투갈의 페페가 독일의 토마스 뮐러에게 박치기를 가해 지단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③ 폭군 골키퍼 슈마허
아예 폭력을 사용해 상대 선수를 기절시킨 사건도 있다. 1982 스페인월드컵 서독과 프랑스의 준결승전. 서독의 토니 슈마허는 ‘폭군 골키퍼’라는 명성처럼 경기 도중 상대 공격수 파트리크 바티스통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바티스통은 앞니 5개가 부러졌고 그대로 실신했다. 바티스통은 응급실로 후송됐지만 당시 주심은 슈마허의 과격한 행동을 보지 못해 파울 휘슬을 불지 않고 경기를 속개시켰다.
④ 골넣는 골키퍼 이기타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콜롬비아의 골 넣는 골키퍼 레네 이기타는 카메룬과의 16강전에서 중앙선까지 공을 몰고 나오다 카메룬의 공격수 로저 밀러에게 공을 뺏겨 골을 허용했다. 지나친 쇼맨십으로 조국은 16강에서 떨어지고, 밀러에게는 월드컵 최고령 득점이라는 기록을 헌납했다. 이기타는 골을 막을 때 엎드려서 뒷발로 쳐내는 일명 ‘스콜피온 킥’으로도 유명하다.
⑤ 히바우두 할리우드 액션
2002 한일월드컵 브라질과 터키전. 히바우두는 후반 종료 직전 코너킥을 준비하던 중 터키의 하칸 윈살이 찬 공을 맞자 갑자기 얼굴을 감싸며 쓰러졌다. 이에 김영주 주심은 비신사적 행위를 이유로 레드카드를 꺼내 하칸을 퇴장시켰다. 비디오 판독 결과 히바우두는 무릎 쪽에 공을 맞았지만 얼굴을 맞은 척 연기를 한 것이 드러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그에게 1만1500스위스 프랑(약 92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⑥ 가린샤 클럽
브라질의 가린샤는 1962 칠레월드컵 4강전에서 골을 넣은 뒤 흥분한 나머지 상대 수비수를 걷어차는 반칙을 범해 퇴장당했다. 이후 득점을 한 직후 퇴장당하는 선수를 일컬어 ‘가린샤 클럽’에 가입했다고 말하게 됐다. 1998 프랑스월드컵 멕시코전에서 하석주가 선제골을 넣은 뒤 2분 후 백태클로 퇴장당해 이 클럽에 가입하는 오명을 썼다.
⑦ 철창행 모레노 심판
한일월드컵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전 주심을 맡았던 바이론 모레노 심판은 2011년 헤로인을 미국으로 몰래 들여가려다 적발돼 2년6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모레노 심판은 이탈리아전에서도 프란체스코 토티 퇴장, 한국에 주어진 페널티킥 등에서 미심쩍은 판정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월드컵 7대 황당 기행(奇行)] 신의 손·박치기·킥복싱… 수아레스 못잖은 엽기적인 그들
입력 2014-06-28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