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처럼 영어를 술술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실 영어를 잘한다고 목회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어에 능통하면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를 향한 목회를 할 수도 있다. 영어실력이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선교사들에게 영어는 더욱 절실하다. 한국 선교가 역량에 비해 해외 선교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영어를 능통하게 하는 선교 지도자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영어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어는 복잡한 문법과 엄청난 어휘력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불가능의 약’에 취해 정복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우리말영어연구소장 하득희(58) 목사는 바로 이 같은 고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영어회화 공부 비결은 멀리 있지 않고 우리글을 읽을 수 있다면 누구든지 영어를 술술 말할 수 있다고 한다. 하 목사는 요즘 한국교회에 ‘토요 우리말영어학교’ 프로그램을 보급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하 목사의 영어교수법은 간단하다. 영어를 우리말로 무조건 외우면 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우쥴라잌 투 츄라이론?” 이것이 우리말영어다. 상대방을 향하여 “한번 해 보실래요?”라는 영어문장은 “Would you like to try it on?”이다. “쿠라이 해브 썸씽 뽀러 코쁘?”라는 말의 실재 영어문장은 “Could I have something for a cough?”(기침 약 좀 주실래요?)이다. 여기서 우리글로 표기된 두 문장은 국제음성학협회(International Phonetic Association) 음성기준에 따라서 표기된 소리이기 때문에 미국 표준 영어발음이다.
“우리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소리글입니다. 소리를 지닌 모든 언어는 우리글로 다 표기가 가능합니다. 필리핀 사람은 본토어인 타갈로그어로 영어발음을 표기해 영어로 말하고 듣기를 시작합니다. 미국 사람도 고대어 히브리어를 읽을 때 영어로 토를 달아서 읽거든요.”
그는 한국교회가 우리말영어를 가지게 된다면 두 가지 측면에서 실제적인 파워를 지니게 된다고 강조한다. 먼저 선교의 파워다. 장기선교를 목적으로 하든, 단기선교를 목적으로 하든 교회가 우리말영어를 하겠다는 지원자를 모아서 소리치고 단순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영어가 명쾌하게 들리고 자연스럽게 말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영어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다만 어렵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죠. 교회 밖 학원보다 훨씬 강력하고 실제적인 영어교육을 한국교회가 주도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하 목사는 지난 15년간 사명감을 갖고 영어사역을 해 왔다. 숭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그는 미국 뉴욕 펜실베이니아 뉴저지, 영국 런던, 호주 애들레이드, 중국 칭다오 등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국내에선 영등포외국어학원과 여의도외국어학원 강사를 역임했으며 숭실대 국민대 총신대 한신대 서울교대 등에서 강의했다.
목회자와 선교사들의 영어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잉글리시 닥터’로 불리는 하 목사는 예장합동 소속 목회자로 서울 구로구 양문교회를 개척, 목회적·선교적 사명감을 갖고 ‘영어 사역’을 하고 있다.
하 목사는 스스로 터득한 음성학적 원리를 통해서 영어 발음 문제도 해결했다. 경북 포항 출신으로 자신의 이름인 ‘하득희’를 언제나 ‘하덕히’라고밖에 발음하지 못했던 그가 음성학을 공부하면서 ‘하득희’로 올바르게 발음하게 되었다. 하 목사는 매주 월요일과 토요일 오후 1∼5시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우리말영어 기본 원리가 깃든 영성교육을 펼친다.
“처음부터 미국 원어민처럼 정확한 발음으로 말하는 우리말영어는 132시간 정도 소리 내어 중첩 반복하다 보면 아이들이 원어민 영어로 술술 말하게 됩니다. 이러한 소문이 나면 믿지 않는 젊은 신세대 부모들도 교회로 몰려들 수밖에 없어요.”(02-780-5205).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우리 말로 ‘달달’ 영어 회화가 ‘술술’
입력 2014-06-28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