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의 메시’ 제르단 샤치리(23)가 월드컵 통산 50번째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스위스는 샤치리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온두라스를 3대 0으로 꺾고 16강에 안착했다.
샤치리는 26일(한국시간)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전반에만 두 골을 뽑아내는 등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온두라스 격파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독일의 게르트 뮐러에 이은 브라질월드컵 두 번째 해트트릭이다.
스위스는 경기 전까지 에콰도르와 같은 승점 3점을 기록 중이어서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에콰도르의 마지막 상대가 프랑스인 점을 감안하면 스위스가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골 득실에서 에콰도르에 뒤져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샤치리의 맹활약으로 승점 3점을 챙긴 스위스는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다음 달 2일 아르헨티나와 8강 진출을 다툰다.
1m69로 리오넬 메시와 같은 키의 샤치리는 순간적인 스피드와 개인기가 뛰어나다. 알바니아계로 유고슬라비아 내전 당시 스위스로 피난 간 후 1999년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SV아우구스트 유스팀에서 축구를 시작해 2001년 FC 바젤 유스팀으로 옮겼다. 2009년 1군 계약을 맺으면서 성인 무대에 발을 디딘 샤치리는 2010∼2011, 2011∼2012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에도 선정됐다. 2012년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빅리그에 이름을 올렸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도 19세의 나이로 참가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도 골이 없었지만 이날 활약으로 메시와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브라질월드컵 전까지 월드컵에서는 모두 48개의 해트트릭이 나왔다. 1930 우루과이월드컵에서 미국의 버드 페이트노드가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후 초기에는 대회마다 서너 차례의 해트트릭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기당 골수가 줄어들면서 해트트릭도 나오기 힘들어졌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파울레타(포르투갈),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가 두 차례의 해트트릭을 기록한 후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해트트릭이 없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곤살로 이과인(아르헨티나)이 한국과의 조별리그에서 기록한 해트트릭이 유일하다. 브라질월드컵 들어서는 이전 대회보다 골이 많이 터지면서 추가로 해트트릭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진짜 메시’ vs ‘알프스 메시’ 16강서 맞대결] 스위스 16강 해트트릭
입력 2014-06-27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