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마침내 손목 전쟁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회의(I/O)에서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웨어’를 채택한 삼성 기어 라이브와 LG G워치를 공개했다.
기어 라이브와 G워치는 디스플레이 해상도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양이 비슷하다. 계속 디스플레이를 켜놓는 ‘올웨이즈 온’ 기능을 활성화하면 하루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을 갖췄다. 구글 음성인식 기능인 ‘구글 나우’를 탑재해 음성으로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기어 라이브와 G워치는 이날부터 구글플레이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에서도 예약 주문을 할 수 있다. 가격도 20만원 초중반대로 형성돼 스마트워치 대기 수요를 흡수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모바일 시장에서 반등이 절실한 LG전자 입장에선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G3와 함께 G워치가 시너지를 내길 기대하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삼성전자까지 안드로이드 웨어를 사용한 스마트워치를 내놓으면서 구글의 스마트워치 시장 공략은 한층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타이젠 OS를 탑재한 기어2, 기어2 네오 등을 선보이면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구글과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구글에 종속되는 걸 우려한 삼성전자가 타이젠 OS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 4월 구글이 안드로이드 웨어를 발표할 때도 G워치와 모토로라 모토 360 출시 계획만 공개됐을 뿐 삼성전자 제품 공개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 기어 라이브가 전격 발표되면서 이런 우려는 잦아들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 개발자 회의를 통해 구글과 삼성전자의 긴장관계가 완화됐다고 보도했다. 삼성이 기어 라이브를 출시했고, 삼성의 보안 솔루션 ‘녹스’를 안드로이드에 통합한다고 밝히는 등 공고하게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도 이날 원형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모토 360’을 공개했다. 모토 360은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지만 가을쯤에나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개발자 회의를 통해 자동차, TV 등 다양한 분야로 안드로이드를 확대하는 계획을 밝혔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자동차와 연결해 지도 검색, 음악 감상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애플의 ‘iOS 인더 카’와 비슷한 개념이다. 또 동영상 스트리밍, 게임 기능 등을 포함한 ‘안드로이드 TV’도 내놨다. 구글은 그동안 몇 차례 구글TV를 선보였지만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구글은 100달러 미만 저가 스마트폰인 ‘안드로이드 원’도 내놨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중저가 시장에 구글 표준 제품을 제공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그동안 저가 폰은 품질이 떨어져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삼성 기어 라이브- LG G워치 안드로이드 진영서 맞붙었다
입력 2014-06-27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