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뮤지컬을 즐겨보세요.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의 뮤지컬에서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대구에서 28일부터 7월 14일까지 열리는 제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이유리(51·사진) 집행위원장은 올해 행사의 콘셉트를 ‘제3세계 뮤지컬의 도약’이라고 26일 밝혔다. 뮤지컬의 본고장인 미국과 영국이 아닌 비주류였던 나라들의 뮤지컬을 대거 선보인다는 의미에서다. 무대에는 러시아 슬로바키아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뮤지컬 17편을 올린다.
개막작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중간첩으로 활동한 마타하리의 이야기를 담은 슬로바키아 뮤지컬 ‘마타하리’와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정신을 다룬 중국 뮤지컬 ‘마마 러브 미 원스 어게인’이다. 폐막작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러시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로 선정됐다.
이 위원장은 “미국과 영국 뮤지컬 못지않게 동유럽과 아시아 뮤지컬도 수준이 상당히 높다”며 “제3세계 뮤지컬에는 전통무용과 발레를 섞는 등 참신한 시도를 하는 작품이 많고 스토리도 드라마틱하게 전개돼 한국 관람객들이 정서적으로 친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막작 ‘마타하리’는 슬로바키아 대표 여가수 시사 스콜로브스카가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1년간 전석매진을 기록했다”며 “안무 비중이 높고 철학적인 주제의식을 담는 등 동유럽 특유의 공연미학이 돋보이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공식 초청작 ‘까당스’는 프랑스 특유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음악극 퍼포먼스다. 언어의 장벽을 허물어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GOD의 김태우가 주인공을 맡은 다국적 프로덕션 뮤지컬 ‘로스트가든’도 눈길을 끈다. 뮤지컬 배우를 만날 수 있는 ‘백 스테이지’, 일반인이 참가할 수 있는 ‘뮤지컬 노래자랑’, 1만원으로 공연을 볼 수 있는 ‘만원의 행복’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창단멤버로 공연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 위원장은 동숭아트센터 기획사업부장, 서울예술단 프로듀서 등을 맡으며 한국 여성 공연전문기획자 1호로 활동했다. 창작뮤지컬 ‘발리’ ‘태풍’ ‘페퍼민트’ ‘겨울연가’ 등의 프로듀서를 지냈으며, 2004년 청강문화산업대에 뮤지컬과를 신설해 뮤지컬 전문 교육자와 평론가로도 영역을 넓혀 왔다.
이 위원장은 “DIMF는 뮤지컬을 단순히 공연하는 게 아니라 관람객들의 체험과 소통을 통해 관광산업으로 확대하는 축제”라고 말했다. 공연은 수성아트피아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대구의 주요 공연장에서 열린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인터뷰] 제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이유리 집행위원장
입력 2014-06-27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