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26일(한국시간) 열린 프랑스와 에콰도르의 브라질월드컵 E조 최종전에선 에콰도르의 투혼이 빛났다.
에콰도르는 프랑스와 0대 0으로 비겼지만 1승1무1패(승점 4)로 조 3위로 처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붕대를 감고서도 그라운드를 누볐고, 수적 열세에도 전혀 밀리지 않고 90분간 투지를 불사르며 강호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정신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에콰도르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에콰도르는 끈끈한 수비로 이번 대회에서 6골을 몰아넣을 정도로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던 프랑스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에콰도르 선수들은 기술이 뒤처져도 투지만큼은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특히 전반 28분 에콰도르의 중앙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노보아는 프랑스의 블레이즈 마투이디와 공중볼 경합을 벌이다 머리를 다쳐 피가 낭자했다. 그러나 붕대를 칭칭 감고 다시 경기장에 들어와 후반 44분 펠리페 카이세도와 교체되기 직전까지 총 89분을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 벨기에전에서의 이임생, 2002 한일월드컵 미국전에서의 황선홍, 2006 독일월드컵 스위스전에서의 최진철을 연상시키는 플레이였다.
에콰도르는 설상가상으로 후반 5분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뤼카 뒤뉴에게 거친 태클을 했다는 이유로 퇴장 당했다. 하지만 남은 10명이 떠난 발렌시아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한걸음씩 더 뛰었다.
에콰도르는 A매치 58경기에서 24골을 터트리며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지난해 심장마비로 사망한 동료 크리스티안 베니테스를 가슴에 품고 경기에 나섰다. 레이날도 루에다 에콰도르 대표팀 감독은 “베니테스와 나눈 추억들은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다”며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는 베니테스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에콰도르 투혼·정신력을 본받자… 부상·수적 열세에도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
입력 2014-06-27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