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광역단체장에 듣는다-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자] “일방적 시정 대신 현장에서 시민에게 답을 묻겠다”

입력 2014-06-27 02:28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자가 26일 “모든 시정 현안은 철저히 광주의 정체성을 담고 시민편의와 부담을 고려해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략공천 논란을 극복하고 6.4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윤장현(65·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당선자는 6·4지방선거 과정에서 ‘첫 시민시장’이 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시 살림의 모든 답을 현장에서 마주치는 시민들에게 직접 물어서 찾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시민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대책을 세우겠다는 기본 입장도 밝혔다. 안과의사 출신으로 시민단체를 이끌다 광역단체장으로 변신한 그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발휘된 광주공동체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시민시장’의 의미는.

“과거처럼 시장과 공직자들이 시정 현안을 일방적으로 이끌고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해 토론하고 합의를 거쳐 결정하도록 최대한 배려하는 수평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시장이다. 모든 행정이 더 낮은 사람들에게 향하도록 하고 시민 중심의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강조한 ‘자존감 있는 일자리’는 어떤 것인가. 더불어 연봉 4000만원짜리 일자리 1만개 공약실천을 위한 구체적 방안은.

“현재 노인 일자리 등은 주로 허드렛일 수준으로 실제 자존감 있는 노동에 참여 하는 노인들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은퇴한 노인들도 자신들의 재능을 살려 사회참여와 봉사의 기회를 가지면서 용돈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관, 어린이 집 등이다. 우선 지방정부가 참여해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면서, 독창적 상생모델로 경제 재도약에 성공한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모형을 응용할 계획이다. 명실상부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가칭 ‘광주 노·사·민·정 경제 상생위원회’를 구성해 상생협력 기반 구축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낼 생각이다. 연봉 4000만원짜리 일자리 1만개 공약의 경우 노사의 양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소 진통이 있을 수 있겠지만, 15년여 동안 기아자동차 경영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잘 조정한다면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행정경험이 부족해 중앙부처와 협조가 어렵고 예산확보도 더딜 것이라는 비판적 지적이 많은데 대안은.

“중앙의 인맥이 부족해 예산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는데 전국 YMCA이사장이나 아름다운 가게 전국 대표 등을 지내면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름대로 인맥을 갖추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내년 국비 확보를 위한 간담회를 한차례 가졌고 지난 16일에는 세종시 중앙부처를 방문,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재정상태가 좋지 않는 광주시의 재정을 감안,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중앙부처 등을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뛰어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민선 5기를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이라고 보는가. 전임 강운태 시장이 가장 잘한 일과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후임자가 선임 시장의 시정을 평가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여긴다. 더구나 점수를 매기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강 시장은 행정의 달인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광주시의 전체적인 행정력을 향상시켰고, 특히 무등산 국립공원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잘한 일이 많다고 본다. 다만, 일방적인 의사결정과 행정 집행 등 관료적인 리더십으로 시정에서 시민들이 소외되었던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광주시민들께서 잘 평가하실 것이다.”

-현재 구상 중인 민선 6기 시정구호와 임기 첫해 핵심 시정현안을 3가지만 선정한다면.

“인수위 성격인 ‘희망 광주 준비위원회’에서 활발한 논의를 거쳐 ‘더불어 광주’로 결정했다. 구체적 시정 슬로건은 시장 취임 이후 시민 공모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또 참여의 자치도시, 안전한 푸른도시, 따뜻한 복지도시, 넉넉한 경제도시, 꿈꾸는 문화도시 등을 시정의 5대 목표로 선정했다. 첫해 핵심 시정은 공직 사회의 안정화와 공직분야 비정규직 해결방안 마련, 주먹밥 약속 실현을 위한 혁신정책 개발 등으로 잡고 있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마무리 말씀은.

“정치를 시작한 것은 개인적인 명예나 성취가 아니라 광주의 미래를 위해, 당당한 광주를 위해서였다. 오로지 시민들만 믿고 정치에 첫 발을 디뎠고 오늘 여기에 서 있다. 시민들의 뜻에 결코 어긋나지 않게 바르게 시정을 펼칠 것을 다짐한다. 오직 정직한 변화만을 추구하겠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 시민들과 끊임없이 만나 소통하고 논의를 거치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늘 시민들과 함께 하는 시장이 될 것이다. 공무원들도 출근을 할 때면 콧노래가 저절로 나오는 신바람 나는 조직을 만들겠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부탁드린다.”

광주=글·사진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