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에도시대 전기인 17세기 일본의 유명 시인이었던 바쇼(芭蕉)가 지은 시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이 시의 해석은 각양각색이다. 천 사람이 읽으면 천 가지 해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인 류시화는 ‘천 가지 해석’이 시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정형시 ‘하이쿠’를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하이쿠는 시조처럼 엄격한 글자 수를 가진 일본의 정형시다. 5·7·5의 음수율을 최대한 맞춰야 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하이쿠 시인으로 활동하는 문인들이 늘고 있고,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인 류시화는 한국의 독자에게 하이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지난 2000년 하이쿠 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를 통해서 짧은 구절 속에 깃든 하이쿠의 매력을 선보였다.
15년 만에 다시 하이쿠 모음집을 내놨다. 류시화는 독학으로 일본어와 일본 문학을 배웠다. 책 속엔 가장 널리 읽히고 문학적으로 평가받는 하이쿠들이 수록돼 있다. 여기에 류시화 본인의 시적 감성을 담아 깊은 해설을 더 했다.
서윤경 기자
[손에 잡히는 책] 열일곱 자의 시… 일본 ‘하이쿠’ 매력 속으로
입력 2014-06-27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