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직격 인터뷰] “엘리트 코스 밟았지만 서울大보다 ‘들이대’ ‘마주대’가 훨씬 좋아”

입력 2014-06-27 02:18
“서울대보다 ‘들이대’ ‘마주대’가 훨씬 더 좋습니다.”

원희룡 당선자는 24일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넥타이를 풀고 편한 옷차림으로 갈아입었다. 그는 “마을 현장이 집무실이다. 그곳에 스승이 있고 함께 토론할 정책 동반자가 있고, 답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도민 한 분 한 분에게 들이대고, 마주 대하기 위해 다시 현장 집무실로 가야 한다며 서둘렀다. 원 당선자는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다음날인 5일부터 ‘마을투어 시즌2’(무제한 주민토론)를 시작해 25일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방문한 마을 총수는 182곳, 이동거리는 2076㎞에 이른다. 선거 과정에서 진행한 ‘마을투어 시즌1’의 방문마을 수와 이동거리는 170개, 1800㎞였다. 지금까지 총 3876㎞, 그야말로 제주도 구석구석을 촘촘히 훑고 다닌 민심 장정이었다.

‘이동식 사무실’ 버스 안에서 담당 공무원과 지역 도의원 등으로부터 사전에 현안을 꼼꼼히 챙긴 뒤 현장에선 무제한 주민토론을 갖는 형식이었다. 축산악취 등 민원이 있는 마을에서는 아예 1박을 하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보고 느끼기도 했다. 그는 취임 후에도 마을투어 시즌3, 시즌4를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 당선자는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에서도 혼자 잘할 수 있는 게 공부밖에 없어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다. 이후 1982년 학력고사 전체 수석에 이어 서울대 법대 수석입학, 1992년 사법시험 수석합격, 검사 임용, 여당 국회의원 등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그런 그가 다시 농부의 아들, 제주의 일꾼으로 돌아간 것이다.

풀코스를 여덟 번이나 완주한 아마추어 마라토너로서 누구보다 강한 체력을 갖고 있는 그였지만 최근 강행군 탓인지 2개월여 전 서울에서 만났을 때보다 살은 빠지고 얼굴은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원 당선자는 “마을투어 하느라 현장을 돌아다니니까 잘나가는 지역 유지들의 식사 요청도 자연스럽게 물리칠 수 있고, 인사민원 등도 받을 틈이 없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종석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