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올해 신년화두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이다. 삼국지에서 처음 소개된 사자성어다. 삼국시대 촉나라의 승상이 된 제갈량이 수하 장수들에게 보낸 글로, 국익을 위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널리 구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조환익 한전 사장도 제갈량처럼 소통을 위해 팔소매를 걷어부쳤다. 그의 소통 경영은 취임 때부터 이어졌다. 2012년 12월 취임사에서 “제가 해야 할 일, 그리고 우리 전체가 해야 될 일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신년화두 역시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는 의미의 ‘무신불립(無信不立)’이었다.
구호로만 그치지 않았다. 한전은 권위주의 타파 캠페인을 통해 유연한 기업 문화를 조성했다. 권위주의 타파 14계명에는 ‘먼저 보는 사람이 먼저 인사한다’ ‘일을 마치면 눈치보지 말고 퇴근한다’ ‘보고문서 꾸미는 것을 지양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 사장은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편지를 10차례나 썼다.
한전은 직원들이 가족들과도 소통하길 원했다. 그래야 직장에서도 즐거울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은 야근이나 회식 없이 퇴근하는 ‘가족사랑의 날’로 정했다. 이날은 오후 6시가 되면 컴퓨터에 팝업으로 퇴근 메시지가 뜨고, 오후 6시30분이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진다.
소비자와 지역 사회와의 소통에도 발 벗고 나섰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역주민이 직접 송변전설비입지선정위원회에 참여해 변전소 건설 합의를 도출한 것은 산업통상자원부 갈등심의위원회에서 선정한 민원해결 모범사례로 뽑히기도 했다.
[소통이 경쟁력이다-한국전력] 가족 챙겨라… 매월 두 차례 ‘강제 퇴근제’
입력 2014-06-27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