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대전(大戰)'을 앞두고 정치권이 뜨거운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미 두 명의 국무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만큼 야당 공세 차단과 2기 내각 엄호 전략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병기 국정원장,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해 '2명+α' 낙마를 공언하며 고삐를 더 조이고 있다. 동시다발적 인사청문회 이후 미니 총선급 7·30재보선이 예정돼 있어 여야 간 힘겨루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철통방어 태세다. 박근혜정부 2기 내각 후보군에서 추가 낙마자가 나올 경우 청와대는 물론 여권 전체가 회복 불가능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 먼저 각을 세우지는 않겠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하지만 야당의 공세가 도를 넘으면 정면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공백을 막고 2기 내각이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그 외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8명의 각료 후보 모두 지켜낼 것"이라면서 "야당이 낙마에 초점을 맞춰 공세에만 치중하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 당 일각에선 검증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 세 번째 총리 후보자는 비교적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가 하면 낙관은 금물이란 목소리도 있다.
새누리당은 잇단 인사 파문으로 당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점이 부담이다. 여기에 일부 보수층에서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놓고 "여권이 마녀사냥과 인격살인을 방치했다"는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등 돌린 지지층을 달래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여권과의 기 싸움에서 우위에 선 만큼 추가 낙마자를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집중 부각시켜 7·30재보선까지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장은 '대통령의 사람'이 아니라 중립적 인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국회가 논문을 표절한 인사를 교육부 장관에 취임하도록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전 후보자 사퇴를 국정 정상화와 민심 수습의 기회로 만들 것인지 여부는 전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면서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제2, 제3의 문창극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국방위원회는 29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청와대가 이날까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만큼 청문회 뒤 보고서를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 8일에는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10일에는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청문회 大戰’ 여야 전략… 與, 국민‘검증 피로도’ 높아 무사 통과 기대-野, 7·30 재보선까지 직진
입력 2014-06-26 0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