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지車 한일戰 불붙는다… 도요타, 첫 모델 공개

입력 2014-06-26 03:47

궁극의 미래 친환경차로 꼽히는 수소연료전지차를 둘러싼 한·일 경쟁이 불붙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25일 일본 도쿄의 자동차복합문화공간 메가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양산할 자사의 첫 수소연료전지차 모델(그래픽 오른쪽 사진)을 공개했다. 가토 미쓰히사 도요타 부사장은 “회계연도 기준으로 올해(2015년 3월) 안에 시판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연료인 수소를 공기에 반응시켜 얻는 전기로 모터를 돌린다.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물만 배출해 진정한 친환경차로 여겨진다.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가장 먼저 양산 차를 내놓은 건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독자적으로 개발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의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덴마크, 스웨덴의 공공기관에 17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도 판매를 시작해 올해 광주시 등 지자체에 40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2015년 수소연료전지차를 판매하겠다고 2010년 선언했다. 이날 발표로 양산 시기를 1년 가까이 앞당긴 셈이다. 일각에서는 도요타가 현대차에 친환경차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양산을 서둘렀다는 시각도 있다. 가토 부사장은 이에 대해 “우리가 톱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양산 시기를 앞당긴 것이 아니다. 제품과 연료 인프라가 동시에 갖춰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속도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현대차와 다른 세단 스타일이다. 가격은 약 700만엔(약 7015만원)으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1억5000만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한번 수소를 충전하면 약 700㎞를 주행할 수 있다.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15㎞다. 도요타는 “수소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100% 충전까지 걸리는 시간이 3분 정도로 가솔린차와 차이가 없다”면서 “수소 충전시설이 갖춰진 도쿄 등 10개 도도부현에서부터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내년 여름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인프라는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차량 구매에 따른 정부 보조금도 아직 책정되지 않았다. 국내 수소연료전지차 보조금은 대당 6000만원이다. 도요타는 일본 정부가 하이브리드 판매 초기 때와 비슷한 수준(일반 차량과 차액의 절반)의 보조금을 지원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 충전 비용은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1회 6000∼7000엔 수준이 목표다.

오기소 사토시 도요타 상무이사는 국내 취재진과의 별도 인터뷰에서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현대차는 강력한 경쟁자”라며 “경쟁이 계속되면 더 좋은 수소연료전지차 제작과 보급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지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수소 충전시설의 보급과 충전에서 표준화가 중요하므로 이 분야에서는 현대차와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