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최전방 일반소초)만 안 가면 됩니다. 방법 좀 알려주세요.”
지난 21일 발생한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 총기난사 사건으로 입대 적령기 아들을 둔 부모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각종 포털사이트 등에는 아들을 GOP 등 전방 부대로 보내지 않는 방법을 문의하는 부모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 틈을 타 ‘최전방 부대를 피하는 비법’ 등 근거 없는 소문마저 난무하고 있다.
25일 온라인 포털사이트의 주부 모임 카페와 육군 훈련병 부모 카페 등에서는 원하는 대로 자대배치를 받는 방법을 문의하는 부모들의 글이 이어졌다. 이들의 바람은 한 가지다. 자식이 전방 부대를 피하고 조금이라도 도심과 가까운 곳으로 배치 받는 것이다.
경기도 시흥에 사는 A씨는 “아들이 특공부대로 자대배치를 받았는데 공수훈련이 워낙 힘들다고 해서 걱정”이라면서 “낙하 훈련에서 착지를 잘못해서 다치면 다시 일반 육군 부대로 갈 수 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아들이 부상을 입더라도 훈련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부대로 가길 바라는 것이다. 이에 다른 부모는 “공수훈련 성적 하위 25%는 육군 일반병으로 간다더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가족이 복무했던 부대를 훈련소에서 적어내면 거기로 배치해 준다더라”며 “아들이 혹시 GOP로 빠질 수도 있어 내가 근무했던 부대를 아들에게 알려줬다”고 했다. “훈련소에서 필기시험을 아예 못 치면 좀 편한 데로 빼준다” “동반입대를 신청하면 대부분 최전방으로 빠지니 주의하라” “시험 칠 때 커닝을 하면 0점 처리돼 최전방은 피한다”는 등의 이야기도 나돈다.
이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비법’은 대부분 근거 없는 것들이다. 현행 육군 자대배치는 일명 ‘뺑뺑이’로 불리는 전산 추첨 방식이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자대배치를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육군 관계자는 “자대배치는 전산 추첨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비법들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306보충대와 102보충대로 입소하면 무조건 최전방으로 자대배치를 받는다’는 소문도 널리 퍼져 있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육군은 밝혔다.
일부 부모들은 아예 군 입대를 피하는 방법을 찾는다. 캐나다 교민 김은수(54)씨는 “총기난사 사건 직후 이민 방법을 묻는 사람들이 대폭 늘었다”며 “우리나라가 이런 상황까지 온 게 부끄러우면서도 슬프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GOP 배치 피하기? 난무하는 헛소문…포털엔 아들 둔 부모들의 문의 글 봇물
입력 2014-06-26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