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대도시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교통체증이다. 혼잡 문제와 아울러 수많은 차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사고와 매연도 심각한 문제다. 복잡한 도로 위에서 운전하는 스트레스도 만만찮다. 이런 교통 혼잡을 줄이는 게 대도시 행정 당국의 최대 현안이다.
‘돈 냄새’를 잘 맡는 첨단 기업들이 이런 문제를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미국과 유럽의 첨단 기업들이 ‘미래 스마트 교통’을 위한 프로젝트에 앞 다퉈 뛰어들고 있다. 이들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스카이트랜(SkyTran)사가 24일(현지시간)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아 업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카이트랜과 이스라엘 국영 항공우주기업인 IAI는 올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IAI 본사 구내에 500m 길이의 공중 무인차 궤도를 설치해 내년 중 차량 시범운행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 공중 궤도 무인차는 20피트(6m) 높이에 공중 궤도를 설치한 뒤 2인승 차량을 궤도에 매달아 운행하는 시스템이다. 일종의 케이블카를 연상하면 된다. 일반적인 케이블카가 산 아래 쪽과 산꼭대기만 잇는 것이라면 이번 경우는 케이블을 바둑판처럼 도시 상공 곳곳에 설치해 연결한 뒤 케이블카가 원하는 곳으로 빨리 이동시켜 주는 시스템이다. 동력은 전기 및 자석을 이용한다.
차량을 탈 수 있는 정거장이 있고, 스마트폰으로 탈 곳과 내릴 곳을 지정한 뒤 해당 정거장에 가면 대기하고 있던 빈차가 자동으로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 일종의 공중 무인택시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미국과 인도 등에서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시범운행이 성공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두 나라에서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시범운행 중에는 시속 70㎞로 운행할 예정이다. 상용화되면 이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자동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교통사고도 막을 수 있다.
스카이트랜의 제리 샌더스 사장은 “공중 궤도 무인차 운행이 본격화되면 대중교통 역사에 혁명이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스마트 도시(Smart City)’ 분야 전문가인 조 디그난씨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상이나 지하에 전철을 놓는 것보다 건설비용이 적게 들어갈 것”이라며 “지상 6m면 도시 미관도 크게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중 궤도 무인차는 대학 캠퍼스나 아주 넓은 공장부지가 있는 기업 등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전망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공중 궤도 무인車’ 미래의 대중교통 될까
입력 2014-06-26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