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전경련 부회장 “우리 경제 답답한 노란불”

입력 2014-06-26 02:13

‘우리 경제가 지금 어떤 상태라고 보세요.’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최근 만나는 사람마다 그런 질문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은 빨간불도 파란불도 아닌 노란불이다. 잘되는 것도, 몹시 나쁜 것도 아닌, 증시로 말하면 답답한 횡보 장세”라고 진단했다.

이 부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답답한 속내를 가감 없이 털어놨다. “우리나라 30대 기업의 평균 설립연도가 62년이다. 이 가운데 30년 미만 기업은 1곳밖에 없을 정도로 산업의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하다. 외국에선 구글, 페이스북 등 젊은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거대기업으로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한때 세계 11위였지만 지난해 15위까지 추락했다. 지금처럼 성장이 정체되면 16위인 인도네시아에도 밀릴 수 있다. 경제 분야에서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그의 말에선 위기감을 넘어 두려움이 느껴졌다.

이 부회장은 정부, 기업, 국민의 분발을 강조했다. 우선 정부에 대해 “5년 단임 대통령제라는 특성 때문에 5년 단위의 국가 프로젝트만 있을 뿐, 국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중장기적 플랜이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 규제개혁과 같은 어젠다에서 국민 공감을 얻었지만 집행이 잘 되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기업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우리 기업은 성장 공포증, 피터팬 증후군에 빠져 있다. 투자 소식보다는 매각 소식이, 채용 소식보다는 구조조정 소식이 더 자주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황일수록 돈을 번다는 말이 있다. 항공우주, 제약,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사업 등 우리가 그동안 하지 않은 산업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일자리 창출형 규제개혁,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허용으로 의료관광객 유치, 아이디어형 창업환경 조성, 기업부담 증가 ‘속도 조절’, 제조업 부흥전략 수립 등 ‘내수활성화를 위한 10대 과제 제언’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