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경제 성장 교리’ 주류 경제학에 도전하라!

입력 2014-06-27 02:08

2011년 11월 미국 하버드대학에 상징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갓 입학한 하버드대생 70명이 저명한 경제학자인 그레고리 멘큐 교수의 경제학 원론 수업을 거부한 것이다. 멘큐는 주류 경제학인 신고전파 패러다임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 그가 주장하는 핵심은 시장에 대한 신뢰다.

학생들의 거부 이유는 이랬다. “경제학의 양면을 접하고 싶다. 단편적인 지식만을 얻은 나 같은 학생들이 경제 정책을 주도하게 될까봐 우려스럽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를 처음으로 제안한 저자 칼레 라슨은 ‘문화 유전자 전쟁’에서 “경제학을 점령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유명 상업 광고의 패러디로 유명한 ‘애드버스터스’지의 창립자이자 편집장이다.

저자는 우리가 이윤 극대화와 끝없는 성장이 신성불가침의 교리로 여겨지는, 곧 화폐가 신인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이 같은 신고전파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뒤집지 않는 한 미래에 대한 희망은 없다. 그래서 라슨은 젊은이들에게 주류 경제학에 맞서 문화 유전자 전쟁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 ‘문화 유전자’란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만들어낸 신조어로 유전적 방법이 아닌 모방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 요소를 뜻한다. 노승영 옮김.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