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월드컵 본선 세 번째 도전 끝에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사상 처음 16강에 진출했다. 대역전극의 주인공은 요르기오스 사마라스(29)였다.
그리스는 25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C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사마라스의 페널티킥에 힘입어 코트디부아르를 2대 1로 꺾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1점으로 C조 최하위였던 그리스는 승점 4점으로 코트디부아르(승점 3점)를 따돌리고 조 2위로 16강에 합류했다.
조별리그 결과만큼 경기도 극적이었다. 그리스는 전반 12분 미드필더 마나요티스 코네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된 데 이어 전반 24분 골키퍼 오레스티스 카르네지스 역시 부상으로 교체됐다. 경기 초반 2명이나 교체되며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분위기를 다잡는 계기가 됐다.
코네를 대신해 경기장에 투입된 안드레아스 사마리스는 전반 42분 사마라스와 패스를 주고받은 끝에 슈팅을 때려 골로 연결시켰다. 이 골은 그리스의 브라질월드컵 첫 골이다. 16강 진출 희망에 들떠있던 그리스는 후반 코트디부아르 윌프리드 보니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시 무너졌다.
벼랑 끝에 몰린 그리스를 살린 것은 첫 골을 어시스트했던 사마라스였다. 사마라스는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얻어낸 후 이를 직접 차 넣어 역전시켰다. 사마라스는 경기 후 “골대를 세 번이나 맞힌 끝에 득점할 수 있었다”며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마지막에 신과 행운은 우리 편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록바(36)는 마지막이 될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고개를 떨궜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첫 선발 출전하며 팀의 16강 진출을 노렸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37분 경고를 받는 등 부진을 거듭하다 후반 33분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난 20일 동생 이브라힘 투레 사망 소식을 전해들은 콜로 투레와 야야 투레 형제도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코트디부아르 선수단은 이브라힘 투레를 추모하기 위해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그리스 사상 첫 16강 드라마… 드록바, 마지막 월드컵 무대 고개 떨궈
입력 2014-06-26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