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스 ‘덴트트릭’… D조 최종전 이탈리아 키엘리니 어깨 물어

입력 2014-06-26 02:04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오른쪽)가 25일(한국시간)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탈리아 수비스 조르지오 키엘리니를 물어뜯은 뒤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입을 손으로 감싸쥐고 있다. ⓒAFPBBNews=News1

‘핵이빨’ 루이스 수아레스(27)가 물어뜯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25일(한국시간) 이탈리아와 우루과이의 브라질월드컵 D조 최종전.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4분 우루과이의 수아레스가 문전 몸싸움 중 느닷없이 상대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의 왼쪽 어깨를 깨물었다. 경악한 키엘리니는 주심에게 어깨에 선명하게 남은 물린 자국을 보여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후 우루과이는 후반 36분 디에고 고딘의 헤딩 결승골로 1대 0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진출했고, 이탈리아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키엘리니는 경기 후 “정말 미친 짓”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수아레스는 “키엘리니가 먼저 내 어깨를 밀쳤고 그래서 내 눈이 이렇게 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여론은 수아레스에게 매우 불리하다. 다수의 외신은 “경기 중 무는 것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은 최대 2년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며 “수아레스를 국제 경기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전하고 있다.

수아레스는 2010년 11월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뛸 때 에인트호벤과의 경기 도중 오트만 바칼의 목을 물어뜯어 7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리버풀 소속이던 불과 1년여 전인 지난해 4월 첼시전에서 수비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팔뚝을 깨물어 1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영국 BBC는 수아레스의 물어뜯기 사건 3장을 묶은 뒤 ‘해트트릭’을 달성했다고 비꼬았다.

이와 함께 인터넷에는 세 번이나 상대 선수를 문 수아레스의 기행을 패러디하는 사진 등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수아레스는 상어나 흡혈귀에 비유되는가 하면 투견 입마개를 씌운 합성사진 등을 통해 세계적인 조롱을 받고 있다.

FIFA도 곧바로 사후 조사에 착수했다. FIFA는 1994 미국월드컵에서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한 이탈리아 대표팀의 마우로 타소티에게 A매치 8경기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내린 적이 있다. 팔꿈치 가격은 이빨로 물어뜯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만큼 수아레스의 징계 수준은 10경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수아레스는 남은 월드컵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