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열린 실·처장급 간부 임명장 수여식에서 정장을 입은 간부들이 다 같이 넥타이를 풀었다. 편한 노타이 차림의 김학송 사장이 행사 전에 먼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기 위해 다들 넥타이를 풀자고 말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과 동시에 관료·보수적 조직문화를 신뢰를 바탕으로 활기차고 소통하는 유연한 조직으로 바꿀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후 도로공사는 젊은 직원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창의적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그동안 형식적으로 운영되던 팀제를 개편했다.
직원 역량강화를 위해 모든 팀원들에게 고유 업무를 부여하는 독립형 팀제 운영을 대폭 늘리고 결재단계도 대폭 축소했다. 이에 따라 과장, 대리급 이하 직원들도 본인 업무에 있어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차장급 직원들도 팀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팀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한편, 이에 맞는 인사와 보상체계도 마련했다. 또 직원들이 익명으로 사장에게 직접 경영개선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소통창구인 신문고를 만들었다.
김 사장이 내부소통을 강조하는 이유는 안에서 먼저 소통이 되어야 대국민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고 부채 등 경영위기를 타개하는 데 온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도로공사는 ‘청년창업휴게소’ ‘2만원대 하이패스단말기 개발 및 보급’ 등 국민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 혁신으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만든 ‘국민행복 100約(약)’ 실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도로공사는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 2017년까지 부채를 약 6조4000억원 감축하기로 했다.
[소통이 경쟁력이다-한국도로공사] 유연한 조직 위해 ‘관료적 문화’ 대수술
입력 2014-06-27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