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불 속으로 오지 마십시오… 외치면 객석서 흐느껴”

입력 2014-06-26 03:09
최종옥 목사가 25일 인터뷰 도중 모노드라마 ‘거지와 나사로’의 한 부분을 직접 시연해 보이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여러분, 가족을 두고 혼자서 천국에 가시렵니까?”

최종옥(65·인천 밝은빛교회) 목사는 목에 핏줄을 세우며 대사를 읊었다. 그는 성경의 누가복음 16장에 등장하는 ‘거지와 나사로’를 주제로 모노드라마를 공연하면서 가족 전도·구원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2009년부터 전국의 크고 작은 교회를 순회하면서 펼친 공연이 이달 중순 현재 270회를 넘었다. 몸이 좋지 않아 지난해 가진 휴식 기간을 빼면 5년째 이어오는 셈이다.

최 목사는 25일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공연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아무리 이 세상에서 떵떵거리며 살더라도 주님을 영접하지 않으면 결국 지옥에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가족 구원을 거듭해서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50대에 접어들어 사업을 정리하고 신학에 입문했다. 그리고 2002년 목사안수를 받은 뒤 인천지역에서 개척목회를 시작했다. 그런 그가 모노드라마를 통한 전도 사역은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2008년 즈음이었어요. 기도를 하는 가운데 줄곧 성경속 ‘거지와 나사로’ 이야기가 떠오르는 거예요. 이걸로 어떻게 복음을 전할까 생각하던 차에 나 혼자 연극으로 한번 시도해보자 생각했지요.” 연극이나 공연에 관한 지식이나 경험이 전무했다. 하지만 대본을 짜고 무대를 만들고 조명을 설치했다. 교회 성도들의 도움도 컸다.

35분 정도 되는 공연시간에 그는 부자도 됐다가 나사로로 변신하는 등 1인 3∼4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지옥 불에 떨어지는 부자가 청중을 향해 절규하는 장면이다.

“‘제발, 제발, 제발 여러분의 가족부터 구하세요. 여기 지옥불 속으로 오지 마십시오’라고 외칠 때 객석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요.”

최 목사는 공연을 하면서 스스로 가족 구원의 열매를 맛보기도 했다. 1년 전쯤 칠순을 넘긴 그의 형이 공연을 본 뒤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지금은 교회에서 아코디언으로 예배를 돕고 있다. 최 목사는 “체력이 닿는 한 500회 공연까지 이어가고 싶다.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