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58·새정치민주연합) 세종시장 당선자는 세종시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세종시 건설을 위해 만들어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초대 청장을 지냈으며, 세종시 출범과 함께 치러진 2년 전 시장 선거에서는 낙선했다. 이번에 재도전해 많은 표차로 당선됐다. 세계적 명품도시를 표방하는 세종시가 지향하는 발전 방향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이자 모든 시민이 함께 잘 사는 ‘행복도시’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당선자는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행정중심복합도시는 행정 비효율 문제를 낳고 있고, 세종시 전체적으로는 ‘지역 불균형 개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도·농 상생을 위해 로컬푸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행복도시 설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세종시는 도시 건설의 철학부터 국제 공모를 거쳐 만들어낸 21세기 최초의 대규모 도시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 중심’의 기획도시이다. 한마디로 세계적 명품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정부의 세종시 백지화 논란과 그 여파로 도시 건설이 지연됐고, 내용이 변질 왜곡된 측면이 있다. 앞으로 늦어진 일정을 만회하고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 행복청과 협의, 최대한 노력하겠다.”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세종시에는 올해 말까지 계획된 모든 중앙행정기관(18개)과 소속기관(20개)의 이전이 마무리된다. 하지만 국회와 청와대가 서울에 있기 때문에 ‘행정 비효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해야 한다. 국회의원이 세종시에 설치된 상임위원회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면 중앙행정기관 소속 공무원이 서울까지 가야하는 불편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또 국정의 3분의 2 이상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뤄지는 만큼 세종시에 청와대 제2 집무실을 설치해야 한다.”
-모든 시민이 함께 잘 사는 도시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조성되는 세종시가 지역 내 불균형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큰 문제다. 따라서 지역이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쏟겠다. 이를 위해 조치원읍을 북부권의 경제 중심으로 육성해 남부권 행정 중심과 조화를 이루는 종합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구체적으론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를 최우선 시책으로 추진하겠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통해 조치원읍을 인구 10만명의 경제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세종시는 도·농 복합도시인데 도·농 상생을 위한 방안은.
“시민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농민은 소득을 보장받는 로컬푸드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2018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로컬푸드 직매장을 동별로 개설하고, 농산물가공센터와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세종시 농축산물의 20% 이상을 친환경 먹거리로 바꿔나가겠다. 또 매년 8월 고려대 세종캠퍼스 등에서 개최해 온 ‘조치원복숭아축제’를 올해부터는 세종전통시장에서 개최할 방침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복안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기능지구 조기 착공과 국가산업단지 및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첨단산업도시를 만들고, 좋은 일자리를 늘려나가겠다. 또 사회적기업 100개를 만들어 일자리 정책의 틀을 바꾸고, 시간당 5210원인 최저임금을 주거비, 식료품비, 교통비, 의료비 등을 고려한 생활임금으로 바꿔 서민의 소득보장과 생활안정을 지원하는 세종시형 생활임금제를 도입하겠다. 일자리와 복지 관련 기관을 한 데 모은 고용복지센터를 설치, 운영하겠다.”
-인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인사는 철저하게 ‘일’ 중심으로 할 것이다. 예컨대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나 ‘로컬푸드사업’ 등 주요 사업을 추진할 때 누구한테 맡기면 일을 가장 잘할 것인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인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승진 인사도 업무 실적을 적극 반영해 할 것이다. 저는 세종시에 피붙이는 물론 동창생도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인사를 할 수 있다.”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간 협력 방안은.
“현재 지방자치단체인 세종시와 행복도시 건설주체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따로국밥처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두 기관의 유기적인 협력체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초대 행복도시건설청장을 지낸 만큼 두 기관의 협력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자신한다.”
세종=글·사진 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새 광역단체장에 듣는다-이춘희 세종시장 당선자] “따로국밥 같은 세종시-행복청 협력 이끌 자신있다”
입력 2014-06-26 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