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육류와 고지방식 등 우리의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특히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대장암은 기본적으로 외과적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하면 완치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방사선 치료나 항암약물치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다른 장기에도 자리를 잡거나 재발한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능하다. 이때는 환자상태에 따라 항암약물치료를 한다. 수술과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가 한 곳에만 있을 때 진행하는 치료이고, 항암약물치료는 암세포가 몸 곳곳으로 퍼진 경우에 필요한 치료이기 때문에 치료방법은 환자상태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치료전략을 세우기 위한 환자상태를 확인할 때 유전자검사도 함께 진행한다. 특정 유전자의 상태에 따라 항암치료제의 반응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치료효과를 미리 판별해 볼 수 있는 유전자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표적치료제는 정상세포는 손상시키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항암제로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효과는 높인 차세대 항암제이다. 이런 표적치료제는 암세포의 성장과 관련된 특정요인을 표적해 공격하는 치료제이므로, 이런 표적인자 상태에 따라 치료효과도 달라진다.
한국머크 얼비툭스(성분명 세툭시맙·사진)는 대표적인 대장암 표적치료제이다. 암세포에게 성장신호를 보내는 물질과 결합해 명령신호가 전달되지 못하도록 한다. 모든 세포는 세포 생산을 촉진하는 단백질에 영양분이 공급되고 생산, 증식하라는 명령신호가 전달돼 성장하는데, 이를 차단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포독성으로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공격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암세포를 제거하거나 크기를 줄여 수술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
얼비툭스는 사전에 유전자검사가 꼭 필요하다. 암세포 성장에 관련된 신호전달체계에 있는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키지 않아 본래 기능을 정상적으로 할 때 얼비툭스로 통제가 잘 되므로, 확실한 치료효과를 보인다. 이때 확인하는 유전자는 암세포 성장과 관련된 라스(RAS) 유전자이다. 임상연구에 따르면 라스(RAS)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키지 않으면 얼비툭스는 환자의 전체생존기간을 평균 7.5개월 정도 더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료예후가 좋아 얼비툭스 치료 이후에 2차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을 더 늘리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따라서 대장암 환자가 라스(RAS) 유전자가 돌연변이가 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면 얼비툭스를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처럼 얼비툭스 유전자검사를 통해 치료효과가 있는 환자군을 미리 찾아내는 것은 효과없는 치료로 인한 환자들의 고통과 막대한 치료비용을 줄여준다.
정부에서도 얼비툭스의 우수한 치료효과를 인정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얼비툭스 사용에 필요한 유전자검사도 건강보험을 인정해 검사비용에 대한 부담이 10만원 이하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현재 대장암 표적치료제는 전이성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후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경우에만 건강보험을 인정하고 있어 유전자검사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 juny@kukimedia.co.kr
[알쏭달쏭 약 이야기-대장암 표적치료제 ‘얼비툭스’] 암세포 성장 차단
입력 2014-07-01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