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이어 동부전선 최전방 일반소초(GO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그리고 월드컵 알제리전 완패 등 우울한 소식의 연속이다.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특효약은 없을까? 세계적 석학 하버트 벤슨 박사는 ‘마음으로 몸을 다스려라’는 책에서 스트레스와 심신의 고통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명상과 휴식을 통해 질병의 80%를 치유할 수 있다고 했다. 신선한 공기와 향기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치유할 수 있는 전남 장성과 장흥의 편백나무 숲으로 힐링 여행을 떠나본다.
◇축령산휴양림(장성)=전국 최대의 편백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축령산은 1148㏊ 규모로 편백나무 조림지 779㏊가 휴양림으로 조성됐다. 축령산 편백나무 숲은 독림가였던 임종국(1915∼1987) 선생이 한국전쟁으로 황폐화된 축령산에 1956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해 지금은 수령 50년 가까이 되는 편백나무 250만 그루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축령산휴양림은 8.5㎞에 이르는 임도를 중심으로 솔내음숲길(2.2㎞) 산소숲길(1.9㎞) 건강숲길(2.9㎞) 하늘숲길(2.7) 등이 거미줄처럼 18.2㎞나 뻗어 있다. 최근에는 축령산 전체를 한 바퀴 도는 23.6㎞ 길이의 산소길도 생겼다. 임도는 추암마을, 대덕마을, 금곡영화마을, 모암마을과 연결돼 사방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피톤치드 상쾌한 숲길은 모두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저마다의 개성이 듬뿍 묻어난다. 그중에서도 축령산 정상과 연결된 숲내음숲길은 전봇대처럼 쭉쭉 뻗은 편백나무 사이로 산책로가 S자를 그려 더욱 운치 있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편백나무 숲에는 곳곳에 쉼터도 있어 삼림욕을 겸한 휴식도 즐길 수 있다.
편백나무는 소나무보다 4∼5배 많은 피톤치드를 내뿜는다. 편백나무의 피톤치드는 항우울, 항스트레스 성분이 많다. 이로 인해 편백나무 숲을 찾으면 스트레스 수치가 낮아지고 저항력도 높아진다. 최근에는 환우들을 위한 쉼터까지 갖춰져 있어 환우들이 끊이지 않고 찾는 치유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임도와 연결된 4개의 마을 중 금곡영화마을은 50, 60년대 마을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산촌. 돌담이 멋스러운 금곡마을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장성이 고향인 임권택 감독이 이 마을을 배경으로 영화 ‘태백산맥’을 촬영하면서부터. 이어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을 비롯해 드라마 ‘왕초’ 등이 잇달아 촬영되면서 영화마을로 불린다.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장흥)=‘치유의 숲’으로 유명한 억불산 자락의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는 축령산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독림가였던 손석연 선5생이 1959년부터 1964년까지 120㏊에 편백나무와 삼나무 47만 그루를 심어 지금의 숲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 후 장흥군에서 33㏊를 사들여 치유의 숲으로 꾸몄다. 장흥군은 이 숲에 숙박시설과 산책로, 삼림욕장 등을 조성했다.
편백나무 톱밥이 깔린 숲 산책로 끝에는 우드랜드의 명물로 꼽히는 ‘비비에코토피아’(풍욕장)가 자리하고 있다. 한때 누드삼림욕장으로 소개되면서 화제를 불러오기도 했던 비비에코토피아는 부직포로 만들어진 가벼운 옷을 걸치고 풍욕(風浴)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나무의자, 해먹, 토굴, 움막 등이 설치된 비비에코토피아는 피톤치드가 상큼해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비비에코토피아에서 억불산 정상까지는 나무데크로 이루어진 3736m 길이의 ‘말레길’이 이어져 있다. ‘말레’는 대청 또는 마루를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로 이 길을 걷는 가족들에게 이해와 소통의 장(場)이 되라는 뜻을 담고 있다. 말레길에는 여느 나무데크와 달리 계단이 없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등반할 수 있도록 정상까지 완만하게 설계됐다.
우드랜드의 ‘편백소금집’은 편백나무의 피톤치드와 국내산 천일염에서 발생하는 원적외선을 이용해 아토피, 천식, 고혈압, 우울증을 치유하는 공간. 소금마사지방 소금해독방 소금호흡방 황토방 편백방 소금동굴 등의 시설이 있다. 이밖에도 우드랜드에는 한옥을 비롯해 통나무집과 황토집이 있어 삼림욕을 겸해 숙박도 할 수 있다. 드라마 ‘대물’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통나무집 등 숙박시설은 인터넷(www.jhwoodland.co.kr)으로 예약해야 한다.
장성·장흥=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장성 축령산·장흥 억불산 편백숲… 편백나무 피톤치드로 스트레스 날린다
입력 2014-06-26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