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의 기적] “아이들의 찢어진 옷 볼 때마다 마음 아팠어요”

입력 2014-06-26 02:21
지난 11일(현지시간) 말라위 상가 지역을 방문한 김상수 목사(왼쪽 두 번째)와 황중경 목사(네 번째)가 주민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지난 1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말라위 상가(Sanga) 지역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취재진을 맞은 건 현지 주민 대표 20여명이었다. 이들은 월드비전이 상가 지역에서 진행한 각종 봉사활동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주민들의 환대에 부산 광안중앙교회 김상수(50) 담임목사는 대표기도로 화답했다.

“상가 주민들과 아름다운 만남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십자가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게 해주소서. 이들에게 하나님의 평안이 넘쳐날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옵소서.”

그는 부산 정다운교회 황중경(54) 담임목사와 함께 이번 말라위 취재에 동행했다. 김 목사의 기도가 끝나자 황 목사의 인사가 이어졌다. “짧은 만남이지만 상가에 머무는 동안 여러분과 아름다운 교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두 사람은 이후 말라위 체류 기간 내내 상가 곳곳을 누볐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만나 이들의 손을 잡고 주님의 축복이 임하기를 기도했다. 상가를 떠나기 하루 전인 지난 15일 인터뷰에 응한 두 사람은 “말라위 방문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얼굴이 영원히 머릿속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가 주어져 감사할 따름입니다. 말라위 사람들과의 인연을 잊지 않을 겁니다.”(황 목사)

“월드비전 같은 NGO를 통해 후진국 아이들에게 후원금을 보내는 게 얼마나 뜻 깊은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제가 느낀 것들을 전파하는 데 힘쓸 생각입니다.”(김 목사)

두 사람은 상가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 같았다. 이들의 가방엔 아이들을 위해 한국에서 가져간 선물이 언제나 가득 차 있었다. 공책 연필 크레파스 사탕 초콜릿 과자…. 특히 2014 브라질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는 축구를 좋아하는 상가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었다.

“선물을 좀 더 준비하지 못한 게 안타까웠어요.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만나게 될 줄 몰랐습니다. 문구류를 많이 갖고 왔는데 아이들에게 더 시급한 건 음식이더라고요.”(황 목사)

“아이들이 입은 찢어진 옷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어요. 신발을 신은 아이도 거의 없더군요. 한국에 가면 성도들과 함께 헌옷이라도 보내주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김 목사)

황 목사는 말라위 방문을 통해 느낀 점을 묻자 성경 구절을 언급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마 7:12)

“진짜 행복은 내가 가진 걸 남에게 주는 데서 시작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도 여기서 출발한 것이겠지요.”

상가(말라위)=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