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총기 사고] 임병장 병원이송 사진은 ‘가짜’… 모포속 인물 다른병사가 대역

육군 22사단 55연대 최전방 일반소초(GOP)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뒤 자살을 기도한 임모 병장의 병원이송 상황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이 사실을 이튿날까지도 몰랐다가 뒤늦게 허둥지둥 진상 파악에 나서 군 보고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24일 “언론에 보도된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되는 임 병장의 사진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위급한 상황이었던 임 병장을 치료하기 위한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전날 언론에 보도된 병원이송 사진에 하늘색 모포로 싸여 있던 사람은 임 병장이 아니라 멀쩡한 다른 병사였다는 것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강릉아산병원은 응급실 출입구가 좁고 취재진이 몰려 있어 진료가 제한될 수 있다며 별도 통로를 준비하겠다고 국군강릉병원에 통보했다. 또 가상의 환자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군강릉병원장 손모 대령은 이를 수용해 군 앰뷸런스에 임 병장으로 위장한 병사를 태워 강릉아산병원으로 보냈다. 동시에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환자를 싣지 않은 빈 앰뷸런스 2대를 강릉의 동인병원으로 보냈다.

임 병장을 실은 구급차량은 취재진이 없던 지하 물류창구 입구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임 병장은 수술실로 옮겨졌다. 김 대변인은 “당시 임 병장의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곧바로 처치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취재진에게 사전 이해를 구할 수 있었고, 전 국민적 관심으로 보도가 확실한 사진을 조작했다는 점에서 군의 고질적인 은폐 습성이 다시 도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