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잠재력을 발휘한다면 어떠한 길도 갈 수 있다.”
지난 21일(한국시간) 보스니아전 결승골의 주인공 나이지리아의 피터 오뎀윈지(33)는 26일 새벽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F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16강을 넘어 월드컵 결승 진출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1승1무로 F조 2위에 올라 있는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전을 지더라도 조 2위로 16강 진출이 유력한 상태지만 조 1위를 위해 마지막 경기에 사력을 다할 생각이다. E조 1위가 유력한 프랑스를 16강전에서 피하기 위해선 조 1위가 필수다. 프랑스는 앞선 두 경기에서 8골을 넣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아무래도 16강 상대로 프랑스보단 에콰도르나 스위스가 나은 게 사실이다.
현재 나이지리아 팀 분위기를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조별리그 첫 경기는 이란의 ‘질식 수비’에 고전하다 0대 0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복병 보스니아와의 경기를 1대 0으로 이기면서 상승세에 있다. 나이지리아는 두 경기에서 단 한골도 허용하지 않는 등 튼튼한 수비를 바탕으로 아르헨티나를 잡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겠다는 심산이다.
‘중원의 핵’ 존 오비 미켈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를 막으라는 특명을 받았다. 미켈은 앞선 두 경기에서도 풀타임으로 뛰면서 상대편 압박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두 경기 평균 활동량이 9.84㎞에 달할 정도로 그라운드 전체를 누볐고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다른 아프리카 팀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가운데서도 나이지리아가 살아남은 이유는 중원을 지키는 미켈의 공이 컸다.
이에 맞서는 아르헨티나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일찌감치 2승으로 16강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아르헨티나에 나이지리아전은 ‘조 1위 결정전’에 불과하다. 메시가 건재한 것도 여유를 갖게 하는 요소다. 아르헨티나의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이 “메시가 있으면 불가능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보여준 메시의 경기력은 뛰어났다. 지난 22일 이란의 ‘질식 수비’ 전략도 메시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만약 나이지리아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다면 아르헨티나의 16강 상대는 프랑스가 된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따봉! 월드컵-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戰] “16강서 佛 피하라” 10번 VS 10번 ‘공수대결’
입력 2014-06-25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