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침낭 대신 얇은 이불을 사용해도 되니 사계절 중 단출한 장비로 캠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이들 방학과 많은 회사의 휴가가 겹쳐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연중 가장 많아지는 때이지요. 사시사철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은 무덥고 혼잡하단 이유로 여름을 캠핑의 비수기로 여기지만, 캠핑 입문자들에게는 가장 만만한 계절이긴 합니다. 게다가 물에서 노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계절이지요.
하지만 울창한 숲 속이 아니라면 한 여름 낮 시간 텐트 속은 찜통처럼 덥습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나무 그늘 아래에서 지내고 텐트는 그저 잠자는 공간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나무 그늘이 부족한 곳에서는 타프라고 하는 그늘막을 설치해 그 아래 주방과 식탁을 꾸미게 됩니다. 타프는 뜨거운 햇살도 가려주지만 비도 막아주니 그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하계 시즌에는 거의 필수품이 됐습니다.
여름철 한두 번 캠핑 다니려면 집에서 사용하는 휴대용부탄가스렌지, 냄비와 식기 등을 활용하면 됩니다. 장비 구입에 따른 부담도 줄고 오히려 사용 편의성이 더 좋습니다. 침낭이 없다면 얇은 이불을 가져가면 됩니다. 모기가 많은 곳에서는 타프 스크린이라는 제품을 사용하면 좋은데 1만∼2만원대의 모기장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안전한 음식물 보관을 위해 쿨러(아이스박스)가 필요한데, 4인 가족 2박3일 기준 50∼60ℓ 용량이 적당합니다. 냉매는 패트병 생수를 조금 들어내고 이틀 전부터 꽁꽁 얼려 가면 차가운 물도 마실 수 있습니다. 수박화채나 냉커피를 위해 지퍼백에 칵테일 얼음을 담아가는 것도 좋겠죠.
바닷가라면 아이들은 해질 무렵까지 물에서 놀겠지요. 정식 캠핑장이 아니라 온수 사용이 어렵다면 호스가 달린 검정색 샤워백에 물을 담아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매달아 두면 미지근한 물로 샤워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닥치는 폭풍우, 집중호우로 사고가 많이 발생되는 계절이니 무엇보다 안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상류 쪽은 잠깐의 폭우로도 계곡과 강물은 순식간에 불어나니 물에서 충분한 거리를 두고 높은 지대에 자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비상 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한 장소를 택하고 일기예보에 귀 기울이세요. 만약 폭풍우와 같이 날씨가 급변한다면 미련 없이 철수하세요. 가족 캠핑은 극기 훈련이 아닙니다. 만용으로 가족의 안전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김익성 ('와편의 오토캠핑탐구생활' 저자)
[김익성 칼럼-캠퍼의 조건] 침낭 없다면 얇은 이불로도 OK… 장비 부담없어 더 좋은 여름 캠핑
입력 2014-06-24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