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에 부재했던 리더가 멕시코 축구대표팀에는 있었다. 멕시코의 베테랑 라파엘 마르케스(35)는 자신의 네 번째 월드컵에서 대회 첫 골을 터뜨리며 팀의 6회 연속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마르케스는 24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와의 브라질월드컵 A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0-0으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후반 27분 헤딩으로 첫 골을 성공시켰다. 경기 전까지 승점 4점으로 크로아티아에 패하면 탈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마르케스가 앞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마르케스는 이 골로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월드컵 본선 3회 연속 득점 기록도 세웠다.
멕시코는 이후 안드레스 과르다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골을 추가하며 3대 1로 승리했다. 골 득실에서 브라질에 밀려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B조 1위 네덜란드와 격돌한다.
지역 예선을 거치면서 모두 3명의 감독이 경질될 정도로 우여곡절을 겪은 멕시코는 미겔 에레라 감독이 최종적으로 팀을 맡아 브라질에 왔다. 에레라 감독은 취임 이후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마르케스를 불러 주장을 맡겼다.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에서 7시즌을 보내며 12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마르케스는 미국 리그를 거쳐 지금은 자국에서 뛰고 있다.
에레라 감독의 부름을 받은 마르케스는 스리백(3-back)을 들고 나온 멕시코 수비의 핵이다.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의 현역 시절 포지션과 동일한 중앙 수비를 맡으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마르케스가 지휘하는 수비진은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의 선방과 결합되며 조별리그에서 단 한 골만 내주는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에레라 감독은 “그를 주장으로 임명하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며 “그는 타고난 리더십을 갖고 있는데 동료들이 그를 보스라고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고 말했다. 에르난데스도 “많은 이들이 그의 나이를 갖고 비난하지만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우리를 지원하고 있다”고 신뢰감을 나타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히어로-라파엘 마르케스] 멕시코팀 6회 연속 16강 이끈 최고의 리더
입력 2014-06-25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