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스마트폰 공격에 WiFi 달고… 덩치 줄이고… 생존 위한 카메라의 ‘무한 진화’

입력 2014-06-24 03:59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늘면서 디지털 카메라는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스마트폰이 이미 내비게이션, MP3 플레이어, 전자게임기 등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카메라 역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카메라는 오히려 스마트폰과의 경쟁을 선포하고 진화하기 시작했다. 광학 기술에 스마트 기기와의 호환성을 더하고 휴대성을 강화한 제품들이 등장했다.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가장 타격을 입은 것은 ‘똑딱이’ ‘콤팩트 카메라’로 불리는 렌즈일체형 카메라 시장이다. 렌즈일체형 카메라 시장은 실제로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성장을 멈추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국내 렌즈일체형 카메라 시장의 매출액은 2012년 2600억원에서 이듬해 1530억원으로 40% 이상 감소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콤팩트 카메라 크기에 전문가용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급 성능을 구현한 하이엔드 카메라다. 하이엔드는 기존 콤팩트 카메라 대비 4배 이상 큰 이미지 센서 또는 DSLR 카메라만 탑재하던 풀프레임 대형 이미지 센서를 장착해 넓은 화각과 심도 표현이 가능하다. 근거리 무선통신(NFC), 와이파이(Wi-Fi) 기능도 더했다. 소니 캐논 파나소닉 올림푸스 등의 제조사들이 하이엔드 카메라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전체 렌즈일체형 시장 내 하이엔드 카메라의 비중이 올해 46%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DSLR이 대표하던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대세로 떠올랐다. 카메라 몸체 속에 거울을 갖고 있어 크고 무거운 DSLR과 달리 거울이 없는 미러리스 카메라는 작고 가볍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지만 DSLR의 크기와 무게를 부담스러워하던 소비자들에게 콤팩트 카메라의 편의성과 DSLR의 화질을 모두 선사한 것이다. 결국 미러리스 카메라는 지난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DSLR 카메라의 점유율을 추월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렌즈교환식 시장 내 미러리스 카메라의 판매 비중은 54.8%로 소니와 삼성전자가 1, 2위를 다투고 있다.

스마트폰에 존재를 위협 당한 것은 캠코더 시장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사양이 높아지면서 스마트폰으로 영화까지 찍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캠코더 시장은 이에 맞서 사용자별로 시장을 세분화해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요즘은 특히 액션캠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액션캠은 스포츠 영상 촬영에 최적화된 캠코더로 레저와 익스트림 스포츠가 발달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아웃도어 스포츠 인구가 급증하면서 액션캠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3일 “가족 단위로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액션캠 시장은 매년 10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어른들이 몸에 부착하고 자전거를 타는 경우도 많고, 야외활동 시 만일을 대비해 블랙박스 용도로 아이들에게 소지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