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미사일 대응 요격실험 성공… 8년 만에 성과

입력 2014-06-24 02:15

미국이 북한과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본토 방어를 목적으로 마련한 ‘지상발사중간단계 미사일방어(GMD)’ 시스템 실험에 성공했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인 2004년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핵심인 지상배치요격미사일(GBI)을 배치하고 8차례에 걸쳐 요격실험을 했지만 단 세 차례만 성공해 신뢰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08년 이후 실패를 거듭해 왔다.

미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보잉사 주관으로 GBI 시뮬레이션 실험을 시행해 태평양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가상 적국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요격 실험의 가상적 상황은 태평양 마셜제도 서쪽에 있는 콰절런환초에서 발사된 중장거리 미사일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가 탐지해 GBI를 발사해 요격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GBI에서 분리돼 표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킬 비이클(Kill Vehicle·요격체)은 레이시언사가 만든 EKV CE-2 버전으로 2010년 실시된 두 차례 실험 때는 모두 실패했었다.

GBI는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이미 30기가 배치돼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3월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등과 관련해 2017 회계연도(2017년 9월)까지 기존 배치된 30기 외에 추가로 14기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요격실험 성공으로 GBI 추가 배치 계획이 탄력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사일방어국(MDA)의 제임스 시링 국장은 “이번 성공은 본토방어 미사일 방어체계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GBI 효율성에 대한 논란은 잦아들 기미가 없다. 비판론자들은 레이시언사의 킬 비이클은 3번 중 1번 성공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의회에 GBI의 추가 배치 계획을 재검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 GBI 1기 가격이 7500만 달러로, 추가 배치로 소요되는 비용을 1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비확산 전문가인 톰 콜리나는 로이터 통신에 “단지 3번 중 1번 성공한 보험과 같은 정책에 10억 달러를 써야 하느냐”면서 “우리는 그 돈을 GMD 시스템을 더 키우는 게 아니라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직 국방부 관리인 필 코일도 “결함이 많은 시스템을 확대시키지 말고 제대로 작동되는 시스템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