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1일 발생한 동부전선 최전방 일반소초(GOP)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군의 병력운용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7월 말까지 전군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한 뒤 병영문화 개선과 병력운용 합리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23일 국회에서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에게 이번 사건을 보고하면서 "7월을 기한으로 전군에 대한 부대 정밀진단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군은 이번 사건을 일으킨 임모 병장과 같은 관심병사들에 대해 조기 전역이 가능하도록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 과정을 간소화해 부대 운영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이와 함께 관심병사들의 심리상담과 지도를 위한 병영생활관 전문상담관을 이른 시일 내 확충하고 비전캠프와 그린캠프 등 치유 프로그램도 강화할 방침이다.
관심병사들은 국방부령에 따라 질병이나 정신이상, 성격장애 등으로 더 이상의 군복무가 곤란하다는 판정을 받으면 군사령부의 심사를 거쳐 보충역이나 제2국민역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일정 기간 관찰해야 하고 심리상담, 그린캠프나 비전캠프 등 다양한 치유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관심병사가 최종적으로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게 현실이다. 또 부적절하게 부적합 판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로 검증 과정도 까다롭다. 이 때문에 그동안 관심병사들이 군부대 운영에 큰 부담이 됐지만 보충역이나 제2국민역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병사들은 징병검사와 신병교육대, 이병 및 일병, 상병 및 병장 때 인성검사를 거쳐 관심병사 여부가 결정된다. 특별관리 대상인 A급은 자살 계획을 세웠거나 시도한 경험이 있는 등 사고유발 고위험군에 속한다. B급은 개인 및 가정 문제로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거나 가혹행위를 저지를 위험이 있는 병사들이며, 기본관리 대상 C급은 주로 입대 100일 미만자와 허약체질, 동성애자로 식별된 병사들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소대장부터 대대장까지 관리책임을 져야 한다. 교육과 전투훈련 등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해 부대장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군은 이와 함께 현재 117명인 병영생활관 전문상담관을 2017년까지 연대급에 1명씩 약 350여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또 관심병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그린캠프나 비전캠프 운용 방식도 심리치료 전문가 등을 추가 투입해 전문상담 기능을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는 이런 조치들로 인해 병력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군에서 A급 관심병사는 1만7000여명으로 전체 병사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014∼2020년 징병검사를 받는 병역자원은 30만명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 가운데 상당수가 관심병사로 분류될 수 있어 병력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본 전력 유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GOP 총기 난사] 국방부, 관심병사 조기전역 절차 간소화… 병력운용 방식 근본적 개선키로
입력 2014-06-24 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