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최상위층을 중심으로 ‘배짱 마케팅’을 하던 메르세데스-벤츠가 달라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17∼20일 서울 도심과 경기도 양평에서 야간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젊은 직장인의 평일 근무형태를 고려해 퇴근 뒤를 행사 시간으로 잡은 것. 자동차 블로거와 고객 등을 초청해 SL클래스, CLS클래스 등 값비싼 차를 타볼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4월에는 소형급인 A클래스를 시승하는 이벤트를 전국 전시장에서 벌였다. 단지 신청을 받아 시승 기회를 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직접 차를 끌고 점심시간 서울 강남과 이태원, 여의도 등 젊은 직장인이 많은 곳을 찾아갔다.
벤츠가 몸을 낮춘 건 30, 40대가 주 구매세력으로 떠오르는 등 수입차 시장 환경이 변하고 있어서다. 최윤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홍보마케팅 부장은 23일 “그동안 젊은층은 고가의 브랜드 이미지로 인한 부담 탓에 전시장 문을 열지도 못할 정도였다”면서 “진입장벽을 낮춰 이들을 전시장으로 이끌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여온 신차도 소형과 준중형 중심이다. 이달 준중형급인 C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A클래스를 내놓는다.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지난 17일 “올해 한국에서 3만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며 공격적 마케팅을 예고했다. 자존심을 세우며 판매 목표를 숫자로 언급하던 것을 꺼리던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번 주 사회공헌활동 계획을 발표한다. 2002년 법인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벤츠의 국내 법인은 벌어들인 수익에 비해 기부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줄곧 받아왔다. 기업홍보 담당인 예성희 이사는 “시작하는 단계여서 규모는 경쟁 업체보다 작겠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비즈카페] 몸 낮춘 벤츠, 직장인 시승 행사 눈길
입력 2014-06-24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