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요기 베라는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경기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결코 희망을 버려선 안 된다는 의미다. 스포츠를 흔히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그만큼 마지막에 이변과 기적이 일어나는 게 스포츠의 묘미이자 생리다.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도 아직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한국은 23일(한국시간) 난적 알제리에 2대 4로 대패해 낭떠러지로 내몰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을 5%로 예측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16강으로 가기 위한 실낱같은 5%의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1무1패(승점 1)로 16강 자력 진출은 불가능하다. 27일 벨기에전 패배는 곧바로 조별리그 탈락을 의미한다. 그래서 벨기에는 반드시 잡아놓아야 한다. 그리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심정으로 같은 날 벌어지는 러시아와 알제리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우리에게 가장 반가운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알제리를 꺾는 것이다. 그것도 적은 점수차로 이기면 금상첨화다. 이럴 경우 알제리는 1승2패(승점 3)로 탈락하고 한국과 러시아가 1승1무1패(승점 4)로 동률을 이뤄 골득실로 16강행이 결정된다. 현재 득실점 상황은 러시아(-1)가 한국(-2)에 앞선다. 따라서 러시아가 알제리에 1대 0 승리를 거두고 우리가 벨기에를 2대 0으로 꺾는다면 한국이 다득점으로 16강에 진출하게 된다.
알제리와 러시아가 비겨도 희망은 있다. 이때는 한국과 알제리가 1승1무1패 동률을 이뤄 골득실을 따져야 한다. 다만 현재 알제리와 한국의 골득실 차가 3골인 까닭에 한국은 벨기에를 4골 차 이상으로 완파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러시아가 알제리 1점차 꺾고 우리가 벨기에 2점차 이기면 16강
입력 2014-06-24 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