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드리운 박주영… 한국 대표 골잡이 존재감 잃어

입력 2014-06-24 03:00

‘2경기 슈팅 1회.’

한국 축구대표팀 대표 골잡이 박주영(29)이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 2차전에서 거둔 성적표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박주영의 존재감은 ‘제로’다. 실제 박주영은 지난 18일(한국시간) 러시아와의 1차전에선 선발로 출전해 56분 동안 뛰면서 단 한 차례도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16강 진출의 명운이 걸렸던 23일 알제리전에서도 박주영은 선발 출장했지만 전반에는 슛 한 번 쏘지 못했다. 그나마 후반 교체 전 의미 없는 슈팅을 때린 게 전부였다.

슈팅 빈도가 보여주듯 박주영에게 국내 최고의 골잡이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영국 스포츠전문 매체인 스포츠몰은 “스코어링 포지션에 투입되기에는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혹평했다.

일각에선 박주영의 공격력보다는 전방에서부터 압박하는 수비 가담이 좋았다고 애써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알제리전에서 박주영이 원톱이었던 전반에만 무려 3골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한국은 박주영이 교체되면서 공격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알제리전에서 한국은 박주영이 후반 12분 교체된 후 실점을 막고 만회골을 잇따라 넣는 등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박주영은 그간 큰 무대에서 결정적일 때 한 방을 터뜨려준 골잡이였다. 특히 일본과의 2012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한국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하지만 브라질에서 박주영의 플레이는 이런 기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27일 벨기에전에서 홍명보 감독의 과감한 교체 용병술이 필요하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