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단체 ‘드림트리’ 이성교씨… “음악으로 복음·사랑 전하고 싶어요”

입력 2014-06-24 02:06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음악으로 복음과 사랑을 전할 순 없을까 고민하다 재능기부 단체인 ‘드림트리’를 만들게 됐어요. 음악을 배우고 싶지만 형편이 어려워 학원에 다닐 수 없는 학생들, 이런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싶은 음악인들. 드림트리가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가교가 됐으면 좋겠어요.”

최근 서울 용산구 보광로 드림트리 사무실에서 만난 이성교(33)씨는 이같이 말했다. 숭실대에서 교회음악을 전공한 이씨는 지난해 6월 드림트리를 만들었다. 드림트리는 아이들 꿈이 나무처럼 쑥쑥 자라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떠올린 ‘드림(Dream)’과 ‘트리(Tree)’의 합성어다.

“부모님은 아들이 목회자가 되길 원하셨어요. 하지만 저의 직분은 음악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죠. 주님이 저라면 이런 단체를 만드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씨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를 따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출석했다. 하지만 20대 중반까지 그의 신앙은 두텁진 않았다. 신실한 신앙을 갖게 된 건 2006년 한국제자훈련원에서 마음으로 복음을 받아들이게 되면서부터다. 이씨는 “한국제자훈련원 고(故) 송신호 목사님으로부터 ‘주님은 내 안에 있다’는 말씀을 들은 게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나눔의 뜻을 실천하는 데 전념했다. 서울 시내 복지관을 돌아다니며 저소득층 아이들을 상대로 각종 악기 연주법을 가르쳤다. 드림트리를 만든 뒤엔 노숙인으로 구성된 ‘봄날밴드’ 멤버들에게 개인별 맞춤 레슨을 실시하고 합주 공간을 제공했다. 드림트리는 다음 달 초 학생 40명으로 구성된 드림트리 1기를 발족시키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1기 학생들은 이씨를 포함한 음악인들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음반 발매의 기회도 주어지며 콘서트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 무대에도 서게 된다.

“법무부나 서울 시내 복지관을 통해 소년원 출신 아이들, 혹은 저소득층 아이들을 소개받고 있어요. 1기가 성공하면 1년 단위로 꾸준히 이런 활동을 전개해 나갈 거예요. 악기를 제공하거나 금전적인 후원을 해주겠다는 분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씨의 궁극적인 꿈은 드림트리 성공에 국한돼 있지 않다. 재능기부 문화의 허브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대학을 설립하는 게 최종 목표다.

“대학을 만들게 되면 저도 강단에 서야 한다는 생각에 지난해 상명대 대학원 뮤직테크놀로지학과에 진학했어요. 현재는 드림트리를 운영하는 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학 설립이라는 꿈을 잃고 싶진 않아요. 하나님이 제게 주신 소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