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이인 최모(21) 일병과 차모(19) 일병은 지난해 11월 동반 입대해 강원도 고성군 동부전선 22사단에 나란히 배치됐다. 최전방 일반소초(GOP)에서 함께 근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들의 우정은 영원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1일 부대 안에서 난사된 동료의 총탄이 이들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수류탄 파편에 맞은 차 일병은 다행히 생명을 건졌지만 최 일병은 현장에서 숨졌다.
지난해 10월 15일 최 일병은 입대를 앞두고 ‘최대한님 동반입대 합격. 11월 5일 102보충대’라는 국방부 입영 알림 문자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곤 ‘이제야 가는 구만. 나랑 잘생긴 애(차 일병)가 함께 군대 간다. (차 일병을 향해) 같이 가실래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차 일병은 ‘(함께) 가줌(가주겠다)’이란 댓글을 남겼다. 복무기간을 의미하는 ‘2013.11.05∼2015.8.4’라고 남긴 글에선 차 일병의 장난스런 댓글에 최 일병이 ‘경계 설 때 조심하라’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육군의 동반입대 복무제도는 친척·친구 등이 함께 입영해 같은 부대에서 전역 때까지 함께 내무생활을 하면서 복무토록 하는 제도다. 낯선 환경에서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 일병은 지난 1월 ‘편지 써준다고 해 놓고 써준 애들이 한 명도 없다. 이번엔 기대할게’라며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에 있는 부대 주소와 이름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힘들지 않느냐는 친구들의 질문에는 ‘군대가 다 힘들지…’라면서도 함께 신병교육대에서 생활한 이들과 찍은 기념사진을 올렸다. 그는 ‘어릴 때부터 군인을 해보고 싶었다’며 군에 입대하는 친구들에게 ‘힘내자’는 응원글을 남기기도 했다.
차 일병은 다리 등에 수류탄 파편을 맞아 부상을 입고 22일 오전 8시25분부터 낮 12시15분까지 4시간여 파편 제거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외에도 총기난사 사건에서 부상한 신모(20) 이병 역시 친구와 함께 22사단에 전입해 동반 복무 중이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GOP 총기 난사-단독] 동반입대 영원할 것 같던 우정… 갑작스런 총탄 생사 갈라
입력 2014-06-23 03:53 수정 2014-06-23 2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