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철(54)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외부 공식행사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지 약 1년 만이다.
강 위원장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세계교회협의회(WCC) 주최로 스위스 보세이에서 열린 ‘한반도의 정의·평화·화해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조그련에서는 리정로 부위원장, 김현철 전도사, 최길현씨 등 3명이 수행했다.
이번 행사는 1984년 WCC 주최로 일본 도잔소에서 열린 ‘동북아평화·정의에 관한 국제회의(도잔소회의)’ 3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 에큐메니컬(일치·연합) 회의로 15개국에서 8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를 비롯해 안재웅 한국YMCA 전국연맹 이사장, 박경서 대한민국 초대인권대사 등이 참가해 조그련 측과 만남을 가졌다.
강 위원장은 지난해 열린 WCC 부산총회와 관련, “우리는 비록 참가하지 못했지만, 총회에서 채택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선언’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22일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강 위원장에 대해 “당당하고 친화력이 뛰어난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사고가 정리된 사람 같아 보였다”면서 “앞으로 남북교회가 대화하는 데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 위원장은 2012년 1월 사망한 강영섭 전 조그련 중앙위원장의 장남이다. 조그련의 전신인 조선기독교도연맹 위원장을 지낸 강 위원장의 할아버지 강양욱(전 부주석) 목사까지 포함하면 3대 기독교 집안이다. 강 목사는 김일성 주석의 친모인 강반석의 아버지 강돈욱 장로와 6촌 관계다.
이번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의 날’을 정하고 NCCK와 조그련이 공동으로 기도문을 작성키로 했다. WCC는 공동기도문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 세계교회에 제공키로 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北 조그련 강명철 중앙위원장 국제무대 첫 선
입력 2014-06-23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