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병장 진급을 축하해요. 참으로 흐뭇한 오늘에 감사하며 아들들 건강관리 잘하세요."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부대의 인터넷 카페에는 지난 1일 병장 진급자들을 축하하는 글이 올라왔다. 총기난사로 동료 5명을 숨지게 한 임모(22) 병장도 축하를 받은 신임 병장 중 한 명이었다.
이 글은 임 병장의 13소초 전우인 A병장의 어머니가 올렸다. 어머니는 "그 잔인하고 혹독했던 GOP의 겨울, 귀한 사람들을 알게 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아들과 함께 근무하는 병장 진급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우리 아들들이 손에 손 맞잡고 전방을 든든히 지켜줬기에 우리가 이렇게 마음 편하게 지냈다"면서 "이렇게 부모들은 후방에서 사랑 담아 빈다"고 축사를 남겼다. 최전방의 이 부대는 부대원 가족들 간 우애가 유달리 돈독했다고 한다. 부모들은 내 자식 남의 자식 할 것 없이 서로를 챙겼다. 눈이 많이 오거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온라인 카페에 모여서 아들들을 걱정했다. 대대장, 주임원사, 정훈장교 등 간부들도 수시로 글을 남기며 부모들과 안부를 주고받았다.
임 병장의 진급일에도 전우와 그 가족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임 병장이 던진 수류탄에 부상당한 김은현(22) 병장도 그의 진급을 축하했다. B이병의 어머니는 "제대를 앞두고도 이렇게 후임들을 챙기는 걸 보니 부대의 분위기를 알겠다"며 기뻐했다.
전우의 부모들은 험하고 외딴곳에서 고생하는 임 병장을 자신의 아들마냥 안쓰럽게 여겼다. 그러나 이들이 보낸 축복의 메시지는 임 병장이 난사한 총알로 상처투성이가 되고 말았다.
정부경 전수민 기자 vicky@kmib.co.kr
[GOP 총기 난사-단독] “임 병장 진급 축하해요” 비극으로 끝난 전우 어머니의 축하
입력 2014-06-23 02:21 수정 2014-06-23 0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