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 팍팍한데… 물가 줄달음질] 原乳 8월부터 ℓ당 25원 오를 듯

입력 2014-06-23 02:09
우유와 유제품의 원재료인 원유가격이 오는 8월부터 ℓ당 25원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

22일 원유가격 연동제에 따라 산출된 ℓ당 원유 기본가격은 현재 940원보다 25.11원 오른 965.11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낙농가가 생산한 원유가격이 ℓ당 약 25원 오른다는 얘기다. 원칙대로라면 이 가격은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지난해 도입된 원유가격 연동제는 통계청이 매년 6월 발표하는 전년도 원유 생산비 인상분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원유가격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낙농가와 유가공업계 간 원유가격 협상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지만 완벽한 해법은 되지 못하고 있다.

유가공업계는 지난해 원유가격을 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06원(12.7%) 올린 만큼 올해는 인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원유가격 인상액이 25원으로 너무 적어 소비자가격에 반영하기 어렵고, 가뜩이나 시중에 우유가 남아도는데 가격까지 올리면 소비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다. 지난 4월 말 기준 분유 재고는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유 생산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원유가격이 25원 오르면 유통마진과 유가공업체 몫을 포함한 우유의 소비자가격은 35원 정도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낙농업계는 원유가격 연동제를 보완할 순 있어도 가격 인상 억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낙농진흥회 측은 “25원을 올리지 않으면 전국 농가가 연간 500억원의 손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유가공업계와 낙농가는 원유가격 연동제를 손보기로 하고 각자 안을 낸 상태다. 유가공업계는 원유가격 인상분이 일정 수준 이하면 동결하고 다음 해에 이를 반영하는 누적연동제 등을 제안했다. 낙농가는 가격 동결 요건이 되는 가격 변동폭을 전년도 가격의 2% 이내로 제시했다. 올해 인상분 25원은 전년도 가격의 2.7%에 해당돼 원유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유가공업계와 낙농업계는 23일 원유가격 협상을 벌인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