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딘 제코, 오프사이드 오심에 울었다… 보스니아 16강 좌절

입력 2014-06-23 02:29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에딘 제코(28) 입장에선 결코 수용할 수 없는 말이다.

제코는 22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F조 두 번째 경기에서 전반 21분 첫 골을 성공시켰다. 즈베즈단 미시모비치의 킬패스를 이어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나이지리아의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부심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며 제코의 골을 무효 처리했다.

판정은 이내 오심 논란에 휘말렸다. 느린 화면 분석 결과 미시모비치의 패스 순간 제코가 나이지리아 수비 뒤에 있었던 것이 선명하게 잡혔기 때문이다.

첫 골을 도둑맞은 보스니아는 8분 뒤 나이지리아 오뎀윙기에의 골로 0-1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이 골 역시 크로스를 올린 이매뉴얼 에메니케가 보스니아 수비수를 양손으로 잡아 넘어뜨린 후 터진 것이어서 오심 논란에 휩싸였다. 보스니아 코치진이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출신인 제코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모두 7차례 슈팅을 때렸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팀도 0대 1로 패하며 F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1992년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보스니아는 16강 진출 실패를 확정하며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제코는 경기 후 “돌아가야 하기에 너무 슬프다. 하지만 심판도 집으로 보내야 한다”고 반발했다. 사페트 수시치 보스니아 감독도 “제코의 골이 인정됐더라면 경기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면서도 “심판이 월드컵에서 실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도 마지막도 아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는 오심 논란 속에서도 1승을 거두며 아르헨티나에 이어 조 2위에 올랐다. 나이지리아의 승리는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월드컵 본선 16년 만의 승리다. 또 이날 골은 나이지리아의 월드컵 본선 통산 18번째 골로 17골을 기록한 카메룬을 따돌리고 아프리카에서 가장 골을 많이 넣은 국가로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