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솔로 앨범 ‘리부트 마이셀프’ 낸 신해철

입력 2014-06-23 02:02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선 팀 ‘무한궤도’. 보컬 신해철(46·사진)은 지금도 응원전에 빠지지 않는 노래 ‘그대에게’로 대중음악계에 이름을 내밀었다. 이후 밴드 넥스트와 솔로 활동을 병행하며 라디오 DJ와 연기자, MC로도 활약했다. 그의 비범한 음악세계는 ‘마왕’ ‘주교’라는 별명을 낳으며 마니아층의사랑을 받았다.

그가 지난 20일 7년 만에 솔로로 다시 섰다. 서울 마포구 홍익로 브이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그는 “그간의 시간을 담아낸 음악이다. 가장 긴 공백기를 가졌었고 평생 가장 열심히 음악 작업을 한 시간이었다”고 소개했다.

앨범의 제목은 ‘리부트 마이셀프(Reboot myself)’다. “글자 그대로 재시동을 걸겠다는 의미도 있고요. 음악적으로 봤을 땐 91년 발표한 앨범 ‘마이셀프(Myself)’ 때의 열정과 고민을 다시 한번 끌어내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수록된 4곡 모두 실험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면서도 대중성과 위트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지난 17일 선공개된 곡 ‘A.D.D.A’의 경우 곡에 사용된 모든 악기의 소리가 그의 입을 통해 표현됐다. 약 1000번의 녹음을 거친 ‘원맨 아카펠라’ 기법인데 그는 이 작업을 위해 1년 반 이상 10곡의 시험곡을 녹음하며 연구했다. ‘천천히 걸을까/ 멈추지 말아볼까/ 그렇게 살아볼까/ 그게 뜻대로 될까.’ 가사에는 자유로운 삶에 대한 갈망이 담겼다.

경상도 사투리가 맛깔 나게 등장하는 ‘캐치 미 이프 유 캔’, 레트로 리듬과 알앤비 소울 사운드가 돋보이는 ‘프린세스 메이커’가 수록됐다. 15년 만에 완성한 러브송 ‘단 하나의 약속’도 포함됐다. 신해철은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에서 가족 전체의 사랑이라는 주제로 확장시켜 발표하게 됐다”며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말은 ‘지금도 괜찮아’라는 걸 깨달았다”고 소개했다. 또 “요즘 러브송들이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표현한다면 이 노래는 가족을 위해 꺼지면 안 되는 불꽃, 칼 같은 각오로 지켜내고 있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올가을 그는 그룹 넥스트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그는 “오케스트라 시스템으로 20여명의 멤버가 곡마다 색깔에 맞춰 연주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과거 넥스트 멤버들은 물론 객원 멤버들과의 교류 활동도 가능한 ‘넥스트 유나이티드’를 꾸렸다”고 했다.

“이제는 나이에 어울리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 편안하게 유행가를 만드는 사람이고 싶어요. 대중이 좋아할 만한 것들, 부담스럽지 않은 음악들을 보여드릴게요. 그간 음악적 목표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면 이젠 제가 차린 식탁에 앉는 사람이 편안해했으면 좋겠어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